서울 역삼동 GS타워 27층에 가면 아기자기한 가구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대화하는 직원들을 볼 수 있다. GS칼텍스가 2015년 소통 공간으로 꾸며놓은 ‘지음(知音)’이다. 카페처럼 보이는 이곳에서 직원들은 업무 중 잠시 쉬었다 가거나 동료와 아이디어를 나눌 수 있다. 이곳에서는 점심시간을 활용해 업계 트렌드 등을 전하는 특강이 열리기도 한다. 직원들끼리 체험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도 있다. 지음은 마음이 서로 잘 통하는 친한 벗이라는 의미다.
지음은 GS칼텍스의 소통강화 방침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다. 회사 관계자는 “직원들에게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라고 지시만 할 것이 아니라 서로 자유롭게 생각을 나눌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면 아이디어는 따라온다”고 설명했다. GS칼텍스는 지음이 조직문화에 긍정적 영향을 끼쳤다고 보고 작년 같은 층에 소통공간을 추가로 마련했다. 이곳은 사내공모를 통해 ‘이음’(사진)이라고 이름 붙였다. 임직원 사이를 이어주는 공간이라는 의미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변화는 의견 제안으로 나타났다. 사내 온라인 소통공간 ‘나눔터’에 작년 임직원이 올린 업무 개선 제안은 100건이었다. 소통공간이 생기기 전인 2015년(70건)에 비해 42% 늘었다. 올라온 업무 개선 제안은 해당 부서 담당자가 검토해 답변을 달아준다. 작년 45건이 담당 부서의 검토를 통해 현업에 반영됐다.
GS칼텍스는 조직 전반에서 권위주의를 하나씩 타파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경영현황 설명회도 확 바꿨다. CEO의 ‘말씀’을 경청하던 설명회 방식을 버리고 작년부터 임직원에게 답하는 ‘타운홀미팅’으로 연다. 행사 전 사내 메신저로 질문을 접수하고, 행사 참석을 희망하는 임직원이 자유롭게 참석한다. 다른 임직원은 행사 온라인 중계화면을 시청한다.
근무 방식도 바꾸고 있다. 주 52시간 근로제 법제화 전인 2018년 5월부터 유연근무제를 도입했다. 구두 또는 온라인 보고를 장려해 신속한 의사결정이 이뤄지도록 하고 있다. 리프레시 휴가로 직원이 2주간 쉴 수 있게 보장해준다. GS칼텍스 관계자는 “근무방식이 곧 사고의 방식으로 이어진다는 판단 아래 대대적인 변화를 줬다”고 말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