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훈수를 두는 사람이 되긴 싫다.”
9년 만에 정치 일선으로 복귀한 이광재 전 강원지사(싱크탱크 ‘여시재’ 원장)의 일성이다. 한국경제신문·한경비즈니스와 한 인터뷰에서다. 그는 2011년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아 강원지사직을 잃고 10년간 피선거권을 박탈당했다가 지난해 12월 31일 특별 사면으로 복권됐다. 이후 더불어민주당 4·15 총선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강원과 충청 일부 지역 선거를 책임진다.
이 전 지사는 또 “싸우는 정치가 아니라 담대한 희망과 미래를 이뤄내는 리더십을 만들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총선 출마와 차기 대선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 아니냐는 말에 그는 부인했다. 총선 출마 여부에 대해 “내가 (정치를) 했던 곳이라는 이유만으로 그냥 여의도로 돌아갈 수 없다”며 “정치가 허업(虛業)이 되지 않으려면 소명의식과 확고한 능력이 있어야 하는데 감당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이 든다. 고민이 깊다”고 했다. 민주당은 그에게 지역구 출마를 강권하고 있다.
이 전 지사는 “지난달 30일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만찬 자리에서 ‘국회의원이라는 자리를 보지 말고 봉사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져달라’며 출마를 권유했고, 듣기만 했다”고 말했다. 차기 대선에 대해선 “전혀 아니다”며 “나 자신을 잘 안다. 그런 무모한 일에 나서기보다는 여야가 진영 싸움만 하지 말고 마음을 모아 미래 비전을 만드는 일에 역할을 하고 싶을 뿐”이라고 했다.
그는 인터뷰 내내 대한민국 미래와 디지털 경제를 강조했다. 그는 “정치권은 진영 싸움보다는 무엇을 먹고살아야 할지 등 삶의 본질적인 문제에 천착할 때가 왔다”며 “한국이 아시아 중핵(中核) 국가로 발돋움하고 국민 삶의 질을 개선시키는 목표를 내세워 디지털 혁신경제로 대전환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말했다.
총선 물갈이 방향에 대해 “세계를 이해하고, 혁신경제 발전과 통합에 기여할 수 있는 인재를 찾아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586’(1960년대에 태어난 1980년대 학번의 50대) 정치인에 대해선 “디지털로 무장한 미래 세대에 문을 여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다.
디지털 혁신경제로의 전환을 위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글로벌 100대 기업 초청 토론회’ 개최를 제안했다. 그는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서라는 말도 있다”며 “대통령이 세계를 움직이는 최고경영자 100명을 불러 함께 토론하면 세계가 어디로 가는지 잘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 “우리나라에 미국, 중국처럼 엘리트를 체계적으로 배출하고 국가 비전을 만드는 곳이 없다”며 세계적인 싱크탱크 육성 및 유치도 주장했다.
홍영식 한경비즈니스 대기자/김우섭 기자 yshong@hankyung.com
인터뷰 상세내용은 2월 10일 발간될 한경비즈니스 1263호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