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총선 출마 지역구가 이르면 5일 결정된다. 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이날 오후 5시 비공개 회의를 열고, 황 대표의 출마지역을 비롯해 권역별 공천 배제 기준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황 대표의 종로 출마설은 꾸준히 제기됐지만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종로 출마를 공식 선언한 이후 황 대표의 장고가 시작됐다. 당 지도부의 '험지 출마'를 외치면서도 정작 자신의 종로 출마에 대해 함구하면서 당내 고민도 함께 깊어졌다.
황 대표와 이 전 총리의 '빅매치'를 고려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서 황 대표가 이 전 총리에게 밀린다는 결과가 나오면서 분위기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일부 공관위원은 황 대표의 종로 출마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 전 총리에게 밀리는 여론조사 결과를 내세워 '불출마'가 낫다는 의견도 나온다. 황 대표가 종로에 출마해 민주당에 밀리는 모습을 보이면 수도권 선거에 모두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황 대표는 이날 당직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제 총선 행보는 저의 판단, 저의 스케줄로 해야 한다"면서 "'이리 와라' 그러면 이리 가고, '인재 발표해라' 그러면 발표하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고 말했다.
황 대표의 험지 출마 선언 이후 한 달이 지나도록 그의 지역구가 정해지지 않으면서 '정치 1번지' 종로에서 이 전 총리와 맞붙을 상대로 당내 다른 인사들이 거론되고 있다. 그 중 홍정욱 전 의원이 황 대표의 흑기사로 급부상하고 했다.
홍 전 의원은 자유한국당 전신인 한나라당 국회의원을 지냈고, 19대 총선 불출마 선언 이후 기업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날 다수의 매체는 오는 6월 김형오 공관위원장이 미국에서 귀국하는 홍 전 의원을 만나 총선 출마 여부를 타진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홍 전 의원도 종로에 출마해 정치적 승부수를 띄우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 전 의원 외에도 한국당 내에서는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비례대표 초선 전희경 의원 등이 황 대표를 대신해 종로에 투입된 '대타'로 거론되고 있다.
이 같은 소식에 정의당은 즉각 반발했다. 유상진 정의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 정론관 브리핑에서 "당대표의 험지 출마가 무색해진 자리에 아무나 거론하고 있다"면서 한국당을 겨냥하고 홍 전 의원에게 포커스를 맞췄다.
유 대변인은 "홍정욱 전 의원의 딸은 마약 투약 및 밀반입 혐의로 사회적 물의와 공분을 일으켰고, 이에 대해 공개사과를 한 지 불과 몇달 되지도 않았다"면서 "마약범죄와 관련된 상황이 그저 지난 일이고, 자유한국당의 공천심사기준에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인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