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종목이 최근 발표한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회복 기미를 보이는 듯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사태를 계기로 다시 주저앉았다. 그러나 실적이 개선 추세이고 미래 이동수단으로 손꼽히는 전기자동차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어 장기적 관점에서 분할 매수를 추천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자동차는 12만4000원에 장을 마쳤다. 현대차는 지난 9일 11만1500원으로 저점을 찍은 뒤 설 연휴 직전인 23일(13만500원)까지 17.04% 올랐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를 4.82% 웃돈 3조6847억원을 기록한 게 영향이 컸다. 그러나 연휴 뒤 4.98% 떨어져 호실적으로 인한 상승분의 상당 부분을 반납했다.
다른 자동차 종목도 비슷하다. 기아자동차는 10일부터 23일까지 7.43% 올랐으나 이후 7.26% 떨어졌다. 만도는 8일부터 연휴 직전까지 20.56% 올랐으나 이후 13.46% 하락했고, 현대위아도 같은 기간 17.32% 상승한 뒤 18.76% 하락했다. KRX자동차 지수는 23일부터 이날까지 7.54% 떨어져 코스피지수(3.93%)보다 낙폭이 컸다.
자동차 업종도 우한 폐렴 사태의 부정적 영향을 피해가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중국산 부품 수급 차질로 일부 생산라인이 가동을 멈추거나 감산에 돌입했다. 최근 주가 폭락은 이런 부정적인 영향이 크게 반영됐다. 하지만 실적 개선세와 공격적인 미래사업 투자를 감안하면 주가가 매력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용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기존 자동차산업이 테슬라보다 주목을 훨씬 덜 받고 있지만 이를 따라갈 수 있을 만큼의 비전 제시를 계속 하고 있다”며 “이르면 연말께 현대차가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을 활용한 첫 양산차(코드명 NE)를 출시할 예정인데 분위기 반전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KRX자동차 지수에 포함된 종목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은 최근 1년 내 가장 양호한 상황이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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