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켜본 5분 동안 무려 8구의 시신이 자루에 담겨 병원 밖으로 실려 나갔다."중국 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으로 인한 사망자 수를 축소해 발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런 의문은 신종 코로나 발원지인 우한(武漢)에서 한 중국 네티즌이 촬영한 영상이 퍼지면서 확산됐다.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의 누적 사망자와 확진자가 각각 400명과 2만명을 넘어섰다. 특히 발병지인 우한(武漢)이 포함된 중국 후베이(湖北)성은 사망자가 하루 새 64명이나 늘어났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4일 0시 기준 누적 확진자는 2만438명, 누적 사망자는 425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일 대비 확진자와 사망자가 각각 3235명, 64명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차이신(財信) 등 현지 언론들은 실제 사망자 수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중국 네티즌 팡빈(方斌)이 트위터에서 공개한 영상은 이러한 의혹을 더욱 부추겼다. 우한 제5병원 입구에서 촬영한 영상에 따르면 그가 지켜본 5분 동안 무려 8구의 시신이 자루에 담겨 병원 밖으로 실려 나갔다. 또 ‘안에 시신이 얼마나 많으냐’는 질문에 병원 직원이 “아직 많다”고 답하는 모습도 영상에 담겼다.
팡빈은 지난 1일 이 영상을 트위터에 올렸다가 당국에 체포돼 다음 날 풀려난 것으로 알려졌다.
우한의 인근 도시인 황강(黃岡) 등에선 의료시설과 물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해 신종 코로나에 감염되고도 치료 받지 못하고 사망하는 사람이 많다는 주장도 현지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 지정병원의 한 책임자는 차이신에 “이틀 동안 병원 내에 80명의 폐부 감염 환자가 있었지만 입원이 허용된 것은 5명에 불과했다”며 “나머지 75명은 어쩔 수 없이 집으로 돌려보냈다”고 말했다.
프랑스 공영방송 RFI의 프레데릭 오자르디아스(Frederic Ojardias) 기자는 아리랑TV <포린 코레스폰던츠>를 통해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사스(SARS?중동 급성 호흡기 증후군)와 비교했을 때 사망률은 낮지만 확산력이 크다. 그래서 확실히 단정하긴 어렵다”면서 “하지만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경우가 더 위험하다고 본다. 기자로서 중국이 발표한 자료를 있는 그대로 믿을 수 있는가에 대한 의구심이 있기 때문이다. 아직 자세한 현황을 다 알지 못하다는 것이 (이번 사태에) 크게 작용하고 있다. 꽤 심각한 상태인 것 같다”고 우려를 표했다.
일본 NNA의 사카베 테츠오(Sakabe Tetsuo) 기자는 “본 사태는 2003년 사스 때와는 여러모로 차이가 있다. 먼저 중국은 경제 대국으로 성장했다. GDP도 세계 2위다. 또한 SNS의 확산을 통해 여러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이것이 상황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 두 가지가 과거의 경우와 다른 점”이라고 분석했다.
신종코로나의 누적 사망자 수가 2003년 사스 때를 넘어선 상황에서 중국 정부의 통제력이 이미 골든타임을 잃은 것 아니냐는 진단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12월 8일, 중국 우한에서 첫 확진자, 환자가 발생했는데 당국은 확진자가 속출해도 축소, 은폐했고 1월 18일부터 확진자수를 통합 발표했다.
중국 당국이 진앙지로 추정한 화난 수산물 도매시장도 2주가 지난 후에 폐쇄했고 한 달이 지난 1월 23일에야 우한 봉쇄조치를 취했다.
마궈창(馬國强) 중국공산당 우한시위원회 서기는 31일(현지시간) 중국중앙(CC) TV와의 인터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와 관련해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부끄럽고 자책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마 당서기는 “만약에 조금 일찍 현재와 같은 통제 조처를 취했다면 결과는 달랐을 것”이라며 “전국적인 영향도 더 적었을 것이고 결과도 지금처럼 심각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처음 우한 내 병원에서 몇몇 환자가 발생했을 때 항생제를 투여해도 차도가 없었다는 병원 보고를 받았던 순간과 다른 병원에서도 비슷한 환자가 발생했던 순간, 태국에서 환자가 발생했던 순간 등이 아쉽다”고 했다.
그러면서 “태국에서 환자가 발생한 1월 12~13일 봉쇄 조처를 내렸다면 현재와 같은 상황으로까지는 이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거듭 후회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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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 폐렴' 생활감염 예방법KF80 이상 마스크 쓰고…꼼꼼히 손 씻어 '간접 접촉 전파' 막아야기침할 때 옷소매로 코·입 가리고
불필요한 병원 방문 최대한 자제
감염 의심되면 1339로 신고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2차, 3차 감염 환자가 잇따라 나오면서 철저한 감염 예방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터넷 등에 떠도는 잘못된 정보는 걸러내고 과학에 근거한 예방법을 준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공장소에서는 기침예절을 잘 지켜야 한다. 질병관리본부는 기침할 때 휴지나 손수건보다는 옷소매로 코와 입을 가리는 것을 권고한다. 질본 관계자는 “휴지나 손수건은 잘 쓰지 않으면 침방울이 샐 수 있고 평소 휴대하지 않는 사람도 많다”며 “가장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옷소매로 가리는 것”이라고 했다.
입에서 침방울이 분출되는 것을 막는 게 기침예절의 핵심이다. 기침을 하면 반경 2m까지 작은 침방울이 확산돼 바이러스가 퍼질 수 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환자가 재채기를 하면 바이러스가 있는 침방울이 눈, 코, 입, 피부에 묻을 수 있다”며 “바이러스가 눈, 코, 입의 점막에 붙으면 감염이 시작된다”고 했다.
손씻기는 간접 접촉 전파를 막는 데 필수다. 바이러스가 사람에서 사람으로 바로 옮겨가지 않고 중간에 사물을 거쳐 전파되는 것을 간접 접촉 전파라고 한다. 김 교수는 “손잡이, 의자, 컴퓨터 등 주변 사물에 바이러스로 오염된 침방울이 묻어 있을 수 있다”며 “침방울이 묻은 손으로 눈, 코, 입을 만지면 감염되는 것”이라고 했다.
흐르는 물에 손을 적시고 비누로 30초 이상 손바닥, 손등, 손톱 밑, 손가락 사이를 비비며 씻어야 한다. 물로 씻기 어려울 때는 바이러스를 사멸시키는 알코올 세정제를 들고 다니며 손을 소독해야 한다. 장갑을 착용해 손을 보호하는 것도 방법이다. 가능하면 손으로 눈, 코, 입 등을 만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외출할 때 마스크를 착용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는데 마스크를 올바로 착용해야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 면으로 된 마스크보다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인증한 보건용 마스크를 쓰는 게 좋다. 전문가들은 0.6마이크로미터(㎛·1㎛=100만분의 1m) 크기의 미세입자를 80% 이상 차단하는 KF80 마스크면 충분하다고 설명한다.
김 교수는 “KF94, KF99 등은 KF80보다 더 작은 미세입자를 잘 차단하지만 일상생활을 하기 힘들 정도로 숨이 차기 때문에 현실적인 방법은 아니다”고 말했다. 자기 얼굴 크기에 맞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콧대 부분을 잘 조정해 얼굴과 마스크 사이에 틈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외출 시 착용했다가 실내에 들어와 벗었다면 재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타인과 대화하다가 상대방이나 자신의 침이 마스크에 많이 튀었다면 새것으로 교체한다.
물을 자주 마시면 감염병 예방이 도움이 된다. 호흡기 점막이 건조해지면 바이러스가 더 쉽게 침투할 수 있다. 병문안 등 불필요한 병원 방문을 최대한 자제하고 확진 환자가 다녀간 곳으로 보도된 장소를 다녀온 뒤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질본 콜센터(1339)나 보건소에 신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