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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우한 폐렴, 감기 아닌가?"…"장사 안되는게 더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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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산 속 유통가에 비상이 걸렸다. 반면 서울 명동 길거리에서 만난 시민들은 우한 질병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 온도 차가 느껴졌다.

29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물건을 파는 상인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한 화장품 매장에서 일하는 직원 김선하 씨(34·여)는 우한 폐렴이 걱정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확산 속도가 빠르다고 들었다. 걱정되기는 하지만 나는 안 걸릴 것 같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어 "손님을 응대하려면 말도 많이 해야 하는데 답답해서 마스크를 끼고 싶지 않다"고 덧붙였다.

명동 옷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는 김성화 씨(27)는 "우한 폐렴 관련된 기사는 많이 봤다. 그런데 생각하기 나름인 것 같다"면서 "한국에서는 사망자도 없는 것으로 안다. 감기 같은 거 아닌가"라고 기자에게 반문했다.

편의점이나 약국에서 마스크가 동나고 있는 상황에 대해 김 씨는 "미세먼지 때문에 마스크 끼는 것이 워낙 익숙해지지 않았나. 폐렴이 무서워서라기보다는 이왕이면 안 걸리는 것이 좋으니 사는 것 아닐까"라고 추측했다.

중국인 관광객이 줄어 우한 폐렴에 대한 우려보다 장사 걱정이 앞선다는 토로도 이어졌다. 거리에서 3년째 양말을 팔고 있다는 김명자 씨(56·여)는 "거리를 봐라. 중국인이 별로 없다"라면서 "(우한) 폐렴도 폐렴이지만 장사가 안되는 것이 더 걱정"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는 큰 길 하나를 두고 맞보고 있는 롯데 백화점·면세점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주요 면세점은 직원의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고, 백화점들도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고 있다.

명동 상인과 방문객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감기와 같은 가벼운 질병으로 여기는 데는 낮은 치사율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질병관리본부가 29일 오전 9시 공개한 통계에 따르면 우한 폐렴 치사율은 약 2.1% 수준이다. 사스(9.6%)나 메르스(34.5%)보다 낮은 수치다. 하지만 확산 초기이고, 확진 환자가 중국에서 급증하는 추세란 점을 고려하면 치사율이 낮다고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앞서 롯데면세점은 국내 우한 폐렴 확산 방지와 고객 및 직원의 안전을 위해 지난 24일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이후 매장 직원의 마스크 착용과 체온 측정을 의무화했다. 또 조금이라도 열이 있는 직원은 귀가 뒤 의료기관의 진료를 받도록 했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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