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폐렴'으로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2000명을 넘어서면서 국내 자동차 업계들도 비상 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직원들을 가장 많이 보낸 현대자동차그룹이 가장 적극적으로 주재원 및 가족 보호에 나섰다.
28일 현대자동차그룹은 중국 장쑤(江蘇)성 옌청(鹽城)에 기아차 합작법인 공장에 우한 폐렴이 확산될 우려가 있다고 보고 주의 조치를 내렸다. 또한 중국에 진출한 계열사 전체에 상황 발생에 대비한 비상연락망 공유 등으로 대응하고 있고, 향후 상황 악화에 따른 대응 시나리오도 마련했다고 밝혔다.
교민단체 등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긴급 안내를 통해 중국 주재 현대차와 협력사 주재원 가족들의 임시 귀국을 권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에 체류하는 주재원 가족은 한국으로 일단 귀국하며, 한국에 있는 중국 현대차 주재원은 중국 입국을 보류하도록 했다.
귀국하는 현대차 주재원 가족들에게는 한국 도착 후 1주일간 친지나 지인 방문, 사업장 방문 등 외부 접촉을 삼가도록 했으며 별도 지침이 있기 전까지는 중국 재입국을 권하지 않기로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주재원 전부를 한국으로 복귀시킨다는 일부 매체의 보도가 나갔는데 사실이 아니다"며 "주재원들에게는 2월 초까지 재택 근무 방침이 내려졌고, 주재원들 가족에 대해서 안전을 위해 복귀할 수 있도록 지원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을 제외한 자동차 업체들은 아직까지 구체적 입장이 나오지 않은 곳이 대부분이었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내일까지 회사 전체가 연휴여서 공식 입장이 나온 것은 없다"면서도 "기본적으로 중국으로의 출장 제한 조치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오늘까지 쉬는 날이어서 아직까지 특별한 조치는 없다"며 "우리가 중국쪽이랑 교류할 일이 많지는 않다.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쌍용차 관계자 역시 오늘까지 휴무라고 밝히며 "현재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우리가 중국에 직접적인 비즈니스가 많이 없다.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어떤 조치가 나온 것은 없지만 내부적으로 준비 중이다. 곧 관련 조치가 나올 것"이라고 귀띔했다.
한편 국내 주요 대기업들은 직원들의 중국 출장 자제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시안 반도체 공장을 포함해 중국 각지에 사업장을 두고 있는 삼성전자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우한 폐렴' 관련 상황에 대응하고 있다.
SK도 그룹 차원에서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최근 중국 방문 이력이 있는 직원이 발열 등 특별한 증상을 보이지 않아도 귀국 시점부터 최소 10일 동안 재택근무를 하도록 했다.
LG는 전자·디스플레이·이노텍 등이 중국 출장을 금지했다. 만약 긴박한 출장의 경우 승인 절차를 더욱 까다롭게 관리하고 있다. 이외에도 감염 예방 활동 요령 등을 안내하고 있는 중이다. 롯데는 사업 특성을 고려해 계열사별 대응에 나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소기업들이나 일부 대기업의 경우 현대차와 비슷한 지침을 따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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