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우한 폐렴'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국내 네번째 확진자가 발생했다. 바로 어제(26일) 세번째 확진자 발생에 이어 하루만이다.
27일 질병관리본부는 중국 우한시에 방문했다 20일 귀국한 55세 한국인 남성이 우한 폐렴으로 확진됐다고 밝혔다.
네 번째 환자는 21일 감기 증세로 국내 의료기관을 방문했다. 25일 38도의 고열과 근육통이 발생해 의료기관을 재방문했고, 보건소에 신고돼 능동감시를 받았다.
26일에는 근육통이 악화해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폐렴 진단을 받고 조사대상 유증상자로 분류된 끝에 국내 네 번째 확진자로 판명됐다.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에 따른 사망자와 확진자 수가 갈수록 급속히 증가하고 있어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27일 오전 0시를 기준으로 '우한발' 폐렴 사망자가 80명이라고 공식발표했다. 확진자 수는 2744명이며, 이중 461명은 위중한 상태라고 밝혔다.
또한 의심환자는 총 5794명이라고 밝혔다. 퇴원환자는총 51명에 불과하다. 감염자와 밀접접촉한 사람은 3만2799명으로 파악됐다. 이중 3만453명이 의료진의 관찰을 받고 있다.
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6일 오전 0시부터 24시까지 사망자 수는 전일보다 24명 늘었으며, 확진환자는 769명 늘었다. 의심환자는 3806명 증가했다.
매일 사망자가 두 자릿수 단위로 늘어나는 상황에서 '우한 폐렴'이 잠복기에도 전염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중국 정부가 초기 대응 미비로 통제 불능 상태에 빠진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급기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지시하면서 국가 비상사태와 더불어 중국 내 자원이 총동원되고 있지만 이미 전염병이 중국 전역과 전 세계로 퍼지는 양상이어서 조기 수습이 힘들다는 진단도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 내에서는 의사들의 감염 사례가 속속 나오고 초기 대응 미비로 관리들이 처벌받는 등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앞서 확진 판정을 받은 54세 한국인 남성 A씨는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 거주하다가 지난 20일 청도를 경유해 오후 9시 인천공항으로 일시 귀국했다.
입국 당시에는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기침 등)이 발견되지 않아 A씨는 유증상자나 능동감시 대상자로 지정되지 않았다. 정부의 방역 시스템 그 어느 곳에도 잡히지 않았다.
그런데 A씨는 지난 22일 들어 약간의 발열과 오한 등 몸살 기운이 생겼다고 한다. 스스로 해열제를 복용하며 증상이 조절되는 듯 했지만, 25일 들어 기침과 가래 등 호흡기 증상까지 생겼다.
결국 A씨는 직접 질병관리본부 콜센터(1339)에 전화해 증상을 호소했고, 이날 국가지정입원치료병상인 경기 명지병원에 격리돼 검사를 받았다. 그리고 26일 오전 확진됐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앞서 질병관리본부장·국립중앙의료원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우한폐렴 대응에 전력을 다해달라고 당부한 직후 대국민 메시지를 내고 설 연휴에도 24시간 대응 체제를 가동 중이라며 "정부를 믿고 과도한 불안을 갖지 마시라"고 당부했다.
이에 야당이 "한가한 이야기다"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전희경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26일 논평을 통해 "눈앞의 현실된 우한 폐렴에도 '과도한 불안 갖지 말라'는 대통령이 국민은 불안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전 대변인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국내 세 번째 확진자까지 발생했다. 이미 눈앞의 현실이 된 우한폐렴 앞에서 대통령의 메시지는 믿기 어려울 만큼 한가하다. 대통령의 안일함이야 말로 국민의 불안요인"이라며 "세 번째 확진자는 중국 우한시에 거주하다 귀국했음에도 입국 당시 의심증상이 없다는 이유로 검역과정을 그대로 통과했다"고 지적했다.
전 대변인은 "메르스 사태보다 훨씬 심각한 상황을 알리는 영상과 보도가 쏟아지고 있고, 자국민 보호를 위한 조치들이 잇따르고 있는데도 자신들이 국정을 책임진 오늘에는 기껏 한다는 말이 '불안해 하지 말라' 뿐인 대통령을 보며 국민은 절망한다"며 "국민의 생명이 달린 국가적 위기상황마저 정파적으로 접근하는 문재인 정권"이라고 비판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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