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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 폐렴' 공포에 봉쇄 확산…한국인 첫 환자는 김포공항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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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일으키는 '우한 폐렴'으로 사망한 사람이 26명으로 늘고 확진자 수는 860명이 넘었다. 중국 정부는 우한(武漢)에 이어 후베이(湖北)성의 다른 지역으로 도시 봉쇄를 확대하는 등 강력한 차단 조치에 나서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국내에서는 두 번째, 한국인으로는 첫 우한 폐렴 확진자가 나왔다. 이 환자는 24일 확진을 받기 이틀 전에 김포공항을 통과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내에도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우한주재 한국총영사관은 우한에 남아있는 교민과 유학생들이 전세기를 이용해 귀국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인 첫 환자, 우한에서 상하이 경유해 김포공항으로 입국

질병관리본부는 국내 두 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확진 환자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환자는 55세 한국인 남자로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근무하던 중 지난 10일부터 시작된 목감기 증상으로 19일께 현지 의료기관을 방문했다. 이후 우한에서 출발해 상하이를 경유해서 22일 저녁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귀국 중 검역 과정에서 발열과 인후통이 확인돼 능동감시를 받았고, 결국 '우한 폐렴' 환자로 확진됐다.

비록 능동감시를 받았다고는 하지만, 앞서 지난 19일 중국 우한에서 입국한 중국 국적의 여성(35)이 우한 폐렴으로 확인돼 공항서 격리검사를 받았던 것보다는 강도가 약했다. 그럼에도 이 남성이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관계기관과 지역사회에서는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한 후속조치를 시행하게 됐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이날 긴급 관계기관회의에서 두 번째 확진자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 다각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정 총리는 "인천공항 뿐만이 아니라 다른 공항과 항만에 대한 검역도 강화해달라"며 "질병관리본부는 두 번째 확진 환자에 대한 접촉자를 신속히 파악해 지방자치단체에 통보하고, 지자체는 접촉자에 대한 철저한 관리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중국에서는 '우한 폐렴' 확산 우려로 우한시에 대한 봉쇄령을 내리는 한편, 주요 도시들에서 시설들의 문을 닫고 각종 행사를 취소하고 있다. 우한시는 전날 새벽 전격적으로 도시 봉쇄령을 내려져 외부로 통하는 항공편·기차 등과 시내 대중교통이 중단됐다.

◆중국에서는 우한시 봉쇄령…주요 도시들도 '긴장'

우한의 교민과 유학생은 약 1000명인데, 현재 절반인 500명가량이 아직 우한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우한을 출발하는 항공기, 기차가 모두 중단되면서 교민들도 우한을 바로 빠져나오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우한 총영사관 측 또한 "교민 등이 우한을 떠날 수 있도록 전세기 외에도 전세버스 등 가능한 수단을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중국 측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자금성(紫禁城)과 디즈니랜드를 비롯한 중국 유명 관광지들이 문을 닫고 각종 행사가 취소되고 있다. 우한과 후베이성뿐만 아니라 허베이성, 충칭시, 허난성, 간쑤성, 저장성 등 전국적으로 박물관 등 문화시설에 대한 임시 휴무 결정이 속속 내려지고 있다.

베이징 자금성은 춘제(春節·중국의 설) 당일인 25일부터 당분간 문을 닫는다. 자금성은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때도 개관한 바 있다. 전염병 우려로 문을 닫는 것은 근 40년 만에 처음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에서는 쥐융관(居庸關) 만리장성, 명 13릉 등 유명 관광지뿐만 아니라 국가박물관, 국가도서관, 중국미술관 등 다수 시설이 24일이나 25일부터 임시 휴무에 들어간다. 국가대극원을 비롯한 각종 공연장·극장도 운영을 중단한다. 베이징·상하이에 있는 유명 테마파크 환러구(歡樂谷)와 상하이 디즈니랜드 등 놀이공원도 일제히 문을 닫는다.

◆중국 대부분 지역에서 환자 발생

중국에서는 우한시가 있는 후베이성 이외 지역에서도 사망자가 나오고 있다. 사망자는 후베이성이 24명이며, 허베이성과 헤이룽장성에서도 각각 1명씩 나왔다. 지난 23일 하루에만 259명의 환자와 8명의 사망자가 새로 나왔다. 네이멍구, 산시, 간쑤, 신장에서도 환자가 발생했다. 중국에서는 서부의 티베트와 칭하이성 등 2개 지역을 제외한 전역에서 환자가 나왔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는 '우한 폐렴'의 원인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사람 간 전파력이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보다는 낮지만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보다는 높다고 파악했다.

WHO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예비 R0 추정치'를 1.4∼2.5로 제시했다. R0는 전염병이 사람 간 전파되는 정도를 수치다. R0가 1보다 크면 전염병이 감염자 1명에게서 다른 사람 1명 이상으로 전파된다는 의미다. 사스의 재생산 지수는 4이며, 메르스는 0.4∼0.9로 전해졌다.

WHO는 "이는 추정치로 아직 사람 간 전염 정도는 아직 명확하지 않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원인 역시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WHO에 따르면 우한 폐렴 확진자는 이날 현재 사망자 17명을 포함해 584명이다. 575명은 중국 내이며 그 외는 일본과 한국, 싱가포르, 태국, 미국, 베트남에서 보고되고 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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