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노동조합의 채용 강요 행위가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다. 채용상 강요와 압력을 금지한 ‘채용절차법(채용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시행된 지 6개월 지났지만 현장에선 공사 방해 성격의 집회가 끊이지 않는다. 건설 현장이 몸살을 앓는데도 이를 단속할 관계당국은 손을 놓고 있다.
건설업계에선 채용절차법이 시행되면 노조의 ‘채용 횡포’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법 개정 후 건설노조의 ‘채용 강요’ 관련 신고 건수는 11건에 그쳤고, 과태료가 부과된 사례는 전혀 없다. 건설회사는 노조원 채용 압박을 받아도 후환이 두려워 신고할 엄두를 못 내고 있다. 노조 요구를 거부하면 보복성 집회로 공사가 지연돼 손해가 크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들어줄 수밖에 없다. 올 들어 서울에서 신고된 건설노조의 ‘자노조원 고용 촉구’ 집회만 80여 건에 달하는 현실은 법이 사실상 무용지물로 전락했음을 보여준다.
채용절차법에도 허점이 많다. 이 법은 상시근로자 30명 이상 사업장이 적용 대상인데, 대부분 하청업체가 소규모로 인력을 쓰는 현실에서 법의 보호를 받기 어렵다. 물리적 폭력을 동원하거나 현장 출입구를 막는 등 불법집회가 아닌 한 위법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다. 건설노조는 ‘산업안전’과 외국인 고용 문제 등을 명분으로 집회를 열고, 사실상 태업을 하면서 법망을 교묘히 피하고 있다.
건설노조의 무소불위 행태는 건설사는 물론 집회 등에 따른 주민 고통으로까지 이어지며 사회문제가 된 지 오래다. 정부가 법을 고쳤으니 할 일 다 했다는 식으로 뒷짐질 일이 아니다. 현실을 뻔히 알면서도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그러니 노조가 법을 우습게 알고 기고만장하는 것 아닌가. 엄정하게 법을 집행하고 현장을 따라가지 못하는 법 조항도 뜯어고쳐 건설노조의 횡포를 당장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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