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검찰 차장검사를 전원 교체하는 강수를 뒀다. 23일 발표된 검찰 인사에 따라 청와대발 3대 의혹사건의 수사책임자가 모두 바뀌게 됐다.
이에 대해 보수 야권에서는 "인사를 빙자한 수사방해"라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강신업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이번 인사는 지난번 검찰 고위 간부 인사로 윤석열 검찰총장의 수족을 쳐낸데 이어 '살아있는 권력'을 파헤치던 수사팀의 머리를 잘라 버린 꼴"이라며 "청와대와 정부는 더 이상 검찰개혁을 말할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자유한국당도 "법무부의 검찰 2차 대학살"이라며 "독재정권에서도 벌어지지 않을 인사 폭거"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박용찬 한국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알량한 자신들의 권력 좀 연장해보겠다고, 비리 백화점의 온상인 조국과 불법을 저지른 친문들을 살리겠다고, 대한민국의 사법근간을 뿌리째 뽑아버렸다"면서 "지난 8일 정권의혹과 조국 수사를 담당하고 있는 검찰 지휘부를 대거 교체한 것도 모자라 오늘은 차장. 부장과 평검사들에게까지 칼을 들이댔다"고 비판했다.
박 대변인은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를 하고 있다는 이유 하나로 그저 자신들의 일에 매진하던 일선검사들은 좌천돼야했다"면서 "정의와 공정은 물론이고 상식과 기본마저도 완전히 짓밟힌 인사"라고 했다.
이번 인사에 대해서는 하필 설 연휴를 하루 앞두고 발표돼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온 가족이 모이는 설 밥상에서 '수사방해'라는 부정적인 이슈가 거론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명절은 정치권에서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시기다. 온 가족이 모이는 이 기간 부정적인 이슈가 터지면 파급력이 훨씬 세다. 총선이 고작 80여일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에 민주당 출마자들은 이번 인사 발표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인사에 대해 "정치 검찰이 정상 검찰로 변화할 수 있는 기반이 다져졌다"고 긍정평가했다.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번 인사는)일선 현장에서 국민의 권익과 민생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해 온 우수한 검사들에게 최대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준 것이며, 동시에 차질 없는 검찰 개혁을 위한 진용이 마무리된 것"이라며 "이로서 '정치 검찰'이 '정상 검찰'로 확실한 변화를 이룰 수 있는 실질적 기반이 다져진 것"이라고 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