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1월22일(23:02)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호텔롯데가 발행하는 회사채에 약 1조2000억원의 투자수요가 모였다. 최근 실적과 재무구조 개선에 힘입어 투자심리가 회복되면서 6대1에 가까운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2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호텔롯데가 20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전날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진행한 수요예측(사전 청약)에 총 1조1900억원의 매수주문이 몰렸다. 1000억원어치 발행을 계획한 3년물에 5900억원이 들어왔다. 500억원씩을 모집한 5년물과 10년물에는 각각 4300억원, 1700억원씩 모였다. 미래에셋대우, 신한금융투자, KB증권이 발행 주관을 맡았다.
본업인 면세사업 실적이 살아나자 기관들이 이전보다 더욱 투자에 관심을 보였다는 분석이다. 호텔롯데는 면세사업에서 지난해 1~3분기 2671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한 수치다.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인 관광객 감소로 고전했던 2017년(24억원) 이후 이익 규모를 다시 늘리고 있다. 면세사업의 수익성 개선에 힘입어 호텔롯데의 지난해 1~3분기 전체 영업이익(2037억원)은 전년 동기 대비 47% 증가했다. 2017년 말 30.7배까지 치솟았던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대비 총 차입금 비율이 지난해 9월 말 9.1배까지 떨어지는 등 재무적 부담도 줄어들었다.
호텔롯데는 넉넉한 투자수요가 모이자 채권 발행금액을 최대 4000억원까지 늘리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채권 발행금리도 모든 만기 구간에서 당초 희망했던 수준보다 낮게 결정될 전망이다. 이 회사는 이번에 조달한 자금을 다음달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을 갚는 데 사용할 계획이다.
김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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