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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산업디자인 작품들이 대거 서울을 찾았다.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지난 17일 개막한 카스틸리오니 특별전은 상징과 은유가 가득한 이탈리아 특유의 감수성을 반영한 디자인을 감상할 수 있는 자리다. 카스틸리오니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아시아 최초로 마련된 이번 전시에는 재치 있는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디자인과 드로잉, 일러스트, 영상물 등 100여 점이 얼굴을 내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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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틸리오니는 트랙터에 달린 플라스틱 의자를 활용해 디자인한 ‘메차드로’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밀라노 공대에서 건축을 공부한 그는 친형인 피에르 지아코모와 함께 전시 공간연출이나 조명연출과 같이 대중과 직접적인 접촉이 많은 디자인 분야에 뛰어들었다. 두 형제는 하이엔드 디자인 경향을 선보이며 이탈리아 디자이너 최고의 영예인 ‘황금콤파스상’을 아홉 번이나 수상했다.
그의 작품은 단순하면서 경쾌하고 유머러스하다. 형제의 가족 생활, 스튜디오 활동, 이탈리아 디자인의 문화적인 힘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전시 공간에 꽉 들어찼다. 강렬하고 섬세하다. 의미 없는 치장보다는 가치 있는 쓰임새라는 본질에 집중하며 무게감과 안정성을 얻고 전통성도 아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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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안장을 결합한 의자 ‘레디메이드’는 앉는 행위와 움직이는 행위를 조화롭게 연결시킨 발상이 돋보인다. 유선전화기를 사용하며 느꼈던 불편함을 재미있게 풀어낸 의자 ‘셀라 스툴’, 강아지 스누피를 닮은 스탠드, 트랙터 디자인을 그대로 가져온 시트와 가로대를 자전거에서 흔히 쓰이는 고정 나사로 조립한 형태의 의자 등도 눈에 띈다. 전시는 오는 4월 26일까지.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