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벌어진 파생결합증권(DLS) 손실 사태 이후 개인투자자의 사모펀드 투자가 지속적으로 줄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 중단과 독일 헤리티지 DLS 만기 연장사태 등 잇단 악재가 터지면서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됐기 때문이다. 올해도 해외 부동산 펀드 등 ‘뇌관’이 곳곳에 남아 있어 시장 분위기가 더욱 얼어붙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에게 판매된 사모펀드 잔액은 작년 11월 말 기준 24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보다 6000억원(2.4%) 줄어든 수치로 5개월 연속 감소세다. 사모펀드 잔액은 작년 6월 27조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가 급격히 감소세로 돌아섰다. 5개월 사이 3조원 가까이 빠져나갔다.
해외 금리 DLS 연계 펀드(DLF) 판매사였던 우리·KEB하나은행의 사모펀드 실적 부진이 두드러졌다. 우리은행 판매 잔액은 작년 6월 약 2조9000억원에서 11월엔 1조5000억원으로 반 토막 났다. KEB하나은행도 3조2000억원에서 2조2000억원으로 1조원가량 줄었다. 12월에도 두 은행의 판매 잔액은 각각 2000억원과 1000억원 가까이 더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DLS 손실 사태를 계기로 사모펀드에 대한 사회적 불신이 커지면서 기존 펀드 고객의 자금이 대거 이탈했다”며 “하반기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가 중지되면서 이 같은 분위기가 더욱 확산됐다”고 말했다.
당분간 투자 심리가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은행권은 예상하고 있다. 라임자산운용·독일 헤리티지 펀드 사태가 아직 진행 중인 데다 다른 펀드 곳곳에서도 파열음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 등 해외 부동산 펀드에서도 부실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 판단이다. 한 시중은행 임원은 “펀드시장이 호황일 때 해외 현장을 확인하지 않고 무리하게 조성한 펀드가 많은 것으로 안다”며 “판매사에 대한 신뢰와 투자 심리가 회복되려면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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