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왕국’으로 불리는 일본에서 편의점 점포 수가 사상 처음 감소세로 돌아섰다. 일손 부족과 인건비 상승 탓에 경영난이 심해지면서 일본인들의 생활 중심인 편의점 ‘성장판’이 닫혔다는 분석이다.
21일 요미우리신문 등이 일본프랜차이즈체인협회 발표를 인용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세븐일레븐, 패밀리마트, 로손 등 일본 7개 주요 편의점 체인 점포는 전년 대비 123개(0.2%) 줄어든 5만5620개로 집계됐다. 2005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 14년 만에 처음으로 편의점 점포가 줄었다.
2005년 3만9966개였던 일본 편의점은 매년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편의점이 사회 곳곳에 깊숙이 침투하면서 일본인 생활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지난해 9월부터 문을 닫는 점포가 새로 생기는 점포를 웃돌기 시작하는 등 편의점업계의 쇠락세가 뚜렷해졌다. 편의점 점포 수는 4개월 연속 감소 추세를 이어갔다.
일본에서 편의점 점포 수가 뒷걸음질친 원인으로는 시장이 포화되면서 성장이 둔화된 점이 우선 꼽힌다. 지난해 일본 편의점을 방문한 내점객 수는 신규 점포를 포함한 모든 점포에서 0.6% 감소했고, 기존 점포는 1.1%나 줄었다. 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시장의 성장이 한계를 맞이했다는 설명이다.
자연스럽게 매출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작년 기존 편의점 점포 매출은 전년 대비 0.3% 감소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여기에 일반의약품이나 화장품, 건강보조식품 등을 판매하는 잡화점인 드러그스토어 등 경쟁 업체가 늘고 온라인 쇼핑이 급성장하면서 한정된 시장을 두고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일본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인 일손 부족도 편의점업계의 발목을 잡았다. 아르바이트 인력을 구하기 힘들어지면서 인건비가 올라 편의점 경영의 부담이 커졌다. 이에 따라 세븐일레븐재팬 등은 신규 출점을 억제하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패밀리마트와 미니스톱은 실적이 저조한 지점 폐쇄를 진행하고 있다.
일본 언론들은 점포를 늘려 매출을 키워왔던 편의점업계의 기존 비즈니스 모델이 전환기를 맞았다고 분석했다. 사와다 다카시 패밀리마트 사장은 “편의점업계는 포화 상태가 됐고 대량 출점 시대는 이제 끝났다”고 말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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