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뽑혀야 산다…'래플' 쇼핑이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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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플(raffle)’이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뜨고 있다. ‘추첨식 복권’을 의미하는 래플은 한정판 제품을 사려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각광받는 구입 방법이 됐다. 판매할 제품 수는 적은데 사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으면 보통 선착순으로 판매하곤 했다. 하지만 이 방법이 공정하지 않다는 불만이 터져나오면서 패션 기업들이 새로운 판매 방식으로 래플을 도입하고 있다.

스니커즈 래플에 69만 명 몰려

국내에선 나이키 아디다스 등 스포츠 브랜드가 먼저 시작했고 지난해 무신사가 래플을 도입하면서 폭발적 반응을 얻었다. 무신사는 지난달 1일 한정판 스니커즈들을 래플 방식으로 켤레당 1000원에 판매하는 이벤트를 열었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한 시간마다 새로운 스니커즈의 래플을 릴레이로 진행했다. 총 여덟 가지 제품을 사겠다고 래플에 참여한 사람만 69만 명에 달한다. 특히 ‘나이키 에어포스1 로우 오프화이트’ 래플에는 1시간 동안 10만 명이 구입하겠다고 달려들었다. 1000원이라는 싼 가격도 매력 요인이었지만 평소에도 인기 있는 신발을 래플 제품으로 올리자 더 많은 사람이 몰렸다.

래플 방식은 간단하다. 일단 회원 아이디 1개에 1회 응모할 수 있다. 로그인한 뒤 응모 정보를 작성하고 결과를 기다리면 된다. 보통 카카오톡 등을 통해 당첨 여부를 통지해준다. 당첨자는 카카오톡으로 받은 구매 사이트에 접속해 제한된 시간 안에 결제를 완료하면 된다.

‘화제몰이+공정판매’ 효과

무신사가 래플 방식을 도입한 이유는 복합적이다. 일단 화제를 불러일으켜 많은 사람에게 한정판 제품을 효율적으로 판매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소비자들이 재미를 느껴 무신사에 대한 로열티(충성심)도 커지게 된다.

무신사 관계자는 “큰 불편을 주는 선착순 판매 방식에 불만이 있던 소비자도 래플에 대해서는 호의적”이라며 “래플을 통해 회사와 소비자 간 신뢰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제품을 짧은 시간에 많이 판매하고 싶어하는 패션 브랜드들을 참여시키는 데도 래플은 효율적이다. 재고 관리가 어렵고 ‘이슈몰이’가 필요한 신생 브랜드, 생산량은 적지만 한정판 제품을 선보이려는 인기 브랜드에 적합한 마케팅 방식으로 꼽힌다. 무신사 관계자는 “래플은 입소문, 신규 소비자 영입, 기존 소비자의 로열티 강화, 입점 브랜드의 만족도 등 여러 측면에서 유용하다”고 말했다.

온라인 명품 래플 5만 명 참여

무신사의 래플은 매번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지난해 8월 타미힐피거와 켄드릭 협업 스니커즈 래플엔 7시간 동안 1만4000여 명이 응모했다. 이 신발은 세계적으로 1985켤레만 한정 판매하는 제품이었다. 무신사에선 200켤레를 팔았다. 이 밖에도 뉴발란스와 디스이즈네버댓의 ‘997 스니커즈’ 래플엔 1020 소비자가 몰려들면서 1만8000명이 응모했다. 지난달 무신사에서 판매한 스파오와 펭수의 협업 의류 ‘남극유치원 맨투맨’은 500벌 판매에 이틀 동안 2만5000명이 몰렸다.

무신사는 일반 캐주얼 의류, 스포츠 신발뿐 아니라 여성용 명품 판매에도 래플을 도입하고 있다. 무신사의 여성 전문 패션 쇼핑몰인 우신사가 진행한 루이비통, 디올, 샤넬 등 온라인 명품 래플에는 5회 동안 5만5000명이 참여했다. 우신사는 ‘금요 명품 래플’을 통해 여성 소비자를 끌어오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무신사는 이달 말 진로이즈백 협업 제품, 커버낫 한정판 제품 판매에도 래플을 도입할 예정이다.

■ 래플(raffle)

추첨식 복권을 뜻하는 말로, 적은 수의 상품을 많은 사람이 갖고 싶어할 때 응모를 받아 판매하는 방법을 일컫는다. 국내에선 나이키 아디다스 무신사 등이 한정판 제품을 판매하는 방식으로 쓰고 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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