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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의 지극한 고향·동포사랑…사재 털어 매년 울산서 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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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 롯데 명예회장은 평생 “돈 쓸 시간이 없다”고 할 정도로 일만 했다. 별다른 취미도 없었다.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김밥으로 끼니를 때울 때도 많았다.

그런 신 명예회장이 일 이외에 꼭 챙기는 것이 있었다. 일본에서 어려운 처지에 있었던 동포들 지원이다. 스무 살에 혈혈단신 일본으로 건너가 힘들게 살았던 그는 이들을 모른 체할 수 없었다. 그의 지원을 받은 동포 중에는 유명한 사람도 많다. 일본 바둑계를 평정한 조치훈, 프로레슬러 역도산, 일본 야구계의 전설 장훈과 백인천 등이다.

한국으로 돌아와서는 롯데장학재단, 롯데복지재단 등을 설립해 보다 체계적으로 후원사업을 했다. 1994년 설립한 롯데복지재단은 한국에 있는 외국인 근로자를 지원하는 것이 주요 사업이었다. 재단이 처음 생겼을 땐 외국인들이 한국으로 본격 유입되던 시기였다. 이들은 한국 사회의 철저한 약자였다. 아프고 다쳐도 갈 곳이 없었다. 신 명예회장은 이들의 처지를 누구보다 잘 이해했다. 그 자신도 일본에서 철저한 약자였던 시절이 있었기 때문이다.

신 명예회장의 고향사랑은 유별났다. 해마다 5월이면 자신의 고향인 울산 울주군 둔기리 별장 앞 잔디밭에서 사재를 털어 잔치(사진)를 벌였다. 1969년 대암댐 건설로 이 일대가 수몰돼 고향 사람들이 흩어졌다는 소식을 접한 뒤 ‘둔기회’를 결성, 1971년부터 매년 5월 첫 번째 일요일에 고향 사람들을 초청해 잔치를 열기 시작했다. 이 잔치는 2013년 5월까지 43년간 이어졌다. 2009년에는 사재 570억원을 털어 울산지역 발전을 위해 ‘롯데삼동복지재단’을 설립했다. 이 재단은 현재 지역 소외계층에 대한 지원과 청소년 문화행사 지원, 장애인시설 지원 등의 사업을 벌이고 있다.

그는 2011년 울산과학관 건립에 240억원을 기부했다. 롯데장학재단에 이 돈을 출연하고, 재단이 울산 남구 옥동교육연구단지에 과학관을 건립해 울산교육청에 기증했다. 전국 광역시 중 유일하게 과학관이 없다는 얘기를 듣고 신 명예회장이 자신의 돈을 털어 과학관을 지어줬다.

부산오페라하우스 설립도 도왔다. 롯데는 2017년 부산오페라하우스 건립 기금 1000억원을 기부했다. 부산오페라하우스는 부산 북항재개발구역 안에 지어질 예정이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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