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21대 총선에서 출마할 청년 후보들을 지원하겠다며 '더드림 청년지원단'을 설치했다. 그러나 당내 청년들은 해당 조직의 구성원들에 의구심을 가지며 우려를 표하고 있는 모양새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더드림 청년지원단을 당내 특별위원회로 설치·구성하기로 결정하고 단장으로 김해영 최고위원을 임명했다.
더드림 청년지원단은 정은혜 의원, 장경태 전국청년위원장, 전용기 전국대학생위원장, 박성민·장종화 청년대변인, 총선기획단 소속 강선우 위원 등으로 꾸려졌다.
민주당은 더드림 청년지원단을 활용, 청년 후보들에게 선거 컨설팅 등을 통해 체계적인 선거 준비에 도움을 준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정작 당내에서는 이번 인선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제 코가 석 자'인 정치인들이 청년을 컨설팅한다는 것이 말이 안 된다는 비판이다.
단장을 맡게 된 김 최고위원의 경우 초선이다. 청년 입장에서는 초선인 의원의 컨설팅도 큰 도움이 되겠지만 정작 부산 연제구에서 자신의 선거를 치러야 하는 입장에 처해있는 것이 김 최고위원의 현실이다. 특히 부·울·경(부산·울산·경남)의 민심이 심상치 않다는 이야기들이 흘러나오는 상황에서 김 최고위원의 '이중생활'은 녹록지 않아 보이는 상황이다.
정 의원 또한 마찬가지다. 의원직을 이어가려면 정작 자신의 다음 선거 지역구 공천, 예비후보 경선을 준비해야 하는 입장이다. 민주당 당헌 당규상 비례대표로 의원을 한 번 했던 인사는 재차 비례대표 후보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수혁 전 의원이 주미대사로 내정되면서 승계를 통해 입성한 정 의원이기에 국회 생활 또한 낯선 것이 현실이다. 대내외적으로 복잡한 셈법을 해나가야 하는 정 의원이 과연 청년들에게 어떠한 컨설팅을 해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장 청년위원장과 전 전국위원장도 마찬가지인 상황이다. 이 둘은 현재 민주당 예비후보 자격심사에도 서류를 제출했다. 이 이야기는 곧 지역구 출마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두 위원장 모두 마땅한 지역구도 관리해 오지 않았다. 당의 전략공천만 기다려야 하는 실정. 오랜 당내 생활과 선거라는 현실은 명백히 구분되는 상황에서 이 두 위원장은 자신의 공천을 위해 더욱 힘을 쏟아야만 하는 현실에 처해있다.
박 대변인과 장 대변인 그리고 강 위원의 경우에는 논평과 방송 등의 활동 이외에 정치적인 활동이 미미한 인물들이다. 총선이라는 선거를 전략하고 기획해 청년들을 당선시킬 수 있을지 능력 자체에 의구심마저 드는 것이 현실이다. 심지어 장 청년대변인은 '82년생 김지영' 영화와 관련된 논평 냈던 당시 당과도 다른 입장을 보이며 아마추어적인 모습을 노출하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당내 청년들 역시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청년 비례대표 공천과 지역구 공천으로 인해 당 지도부의 눈치를 보고 있어 비판의 목소리는 못 내고 있지만 실질적인 컨설팅이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당내 청년 인사는 "플레이어로 뛰어야 하는 당사자들이 경쟁자가 될 수도 있는 청년들에게 얼마나 컨설팅을 해줄지도 의문"이라며 "선거 경험도 없는 사람한테 어떠한 청년이 컨설팅을 받고 싶을 것이며 당선될 것이라는 생각을 갖겠는가"라고 말했다.
또 다른 청년 정치인은 "더드림 청년지원단 소속된 인사 중에 늘 당장의 선거보다 당선 이후의 멘토링이 청년들에게 필요하다고 말했던 사람이 있다"면서 "정작 본인이 컨설팅을 하겠다고 들어가 있는데 본인이 말하던 당선 이후의 멘토링은 어떻게 책임지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장 청년위원장은 "성격 자체가 다르다"면서 "더드림 청년지원단은 선거 컨설팅을 직접 해주는 조직이 아니고 가교 역할을 하는 조직"이라고 했다.
그는 또 "현재 청년들의 선거를 컨설팅 해 줄 선거 기획사를 알아보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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