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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에세이] 한국 주도 정밀의학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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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국정연설에서 “오늘 태어나는 사람은 120세 수명을 누릴 것”이라며 암과 당뇨병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는 정밀의학 시대 원년을 선언했다. 이 연설은 겉으로는 인류 염원인 무병장수에 한걸음 다가가는 듯 보였다. 그러나 실상은 인구 고령화에 따른 지구촌 의료제도의 붕괴를 걱정한 대통령의 고육지책이었다.

노인인구 증가에 따른 초고령 사회로의 진입은 미국, 유럽 등 선진국뿐 아니라 중국에서도 심각한 문제다. 21세기 시작부터 노인인구 증가는 지구촌 모든 나라의 의료비 상승을 초래하고 있다. 2018년 미국은 국내총생산(GDP)의 18.2% 수준의 의료비를 지출했지만 2050년에는 37%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한국도 2026년에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20%를 넘는 초고령 사회에 진입해 비슷한 상황이 전개될 것이다.

정밀의학이란 개인별 맞춤의학의 다른 이름이다. 의학이 환자 개개인에게 맞춤형으로 제공되는 것 같은 오해를 피하기 위해 정밀맞춤의학으로 이름을 바꾼 것이다. 미래의학이 정보를 근거로 개인의 질병을 예측하고 예방하는 맞춤의학으로 가는 것은 의료비 절감을 위한 전략이다.

정밀의학은 데이터 중심 의학이다. 증거 중심 과학적 의학이 데이터 중심 정밀의학으로 바뀌는 것은 의료분야에서 4차 산업혁명으로 진입하는 것이다. 모든 자료를 디지털로 변화시키는 과정이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이다. 개인의 유전체 정보와 질병 전자기록 그리고 측정 가능한 건강 데이터를 모아 빅데이터를 만든다. 이것을 알파고 훈련하듯이 기계학습을 시켜 질병진단용 인공지능(AI)을 개발하게 된다.

한국은 세계가 인정하는 의료강국이다. 미국 주도의 의료를 지난 60년간 착실히 발전시켜왔다. 이제 디지털 의료혁명으로 미래의학을 선도할 때가 됐다. 양질의 의료 데이터는 미래 데이터경제 시대의 엄청난 자원이 될 수 있다.

최근 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신용정보법 등 데이터 3법 개정안이 우여곡절 끝에 통과됐다. 엄격한 가이드라인 하에서 데이터들을 산업에서 쓸 수 있게 각종 제도를 계속 정비해야 한다. 산업계는 투명하게 데이터를 관리해 국민으로부터 신뢰받아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이렇게 되면 한국은 아시아의 정밀의학 선도국으로서 아시아인을 위한 AI를 개발하고 향후 의료분야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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