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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민간기 오폭 관계자 체포…"군 수뇌부 처벌 가능성은 낮아" [선한결의 중동은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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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우크라이나 여객기 오인 격추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관계자 일부를 체포했다. 이란 대통령도 민간기 오폭 관계자에 폭넓게 책임을 묻겠다고 주장했다.그러나 현지 언론에선 군 수뇌부에 대해 실질적 처벌이 이뤄질지는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란 정계도 이번 사고 후속 조치를 놓고 반으로 갈라진 모양새다.

14일 알자지라에 따르면 전날 골람호세인 에스마일리 이란 사법부 대변인은 “우크라이나 여객기 추락 참사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여러 용의자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에스마일리 대변인은 “이란군 합동참모본부는 사고 조사 특별위원회를 설치했다”며 “사법당국이 전문가들과 함께 우크라이나 여객기 블랙박스 등을 조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란 당국은 체포된 이들이 누구인지 등은 전혀 공개하지 않았다. 현지 언론 일부에선 이란이 미사일로 민간기를 격추했다는 증거 동영상을 촬영한 이도 구금됐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알자지라는 “우크라이나 여객기가 미사일에 맞는 순간을 촬영해 유포한 개인도 구금돼 있다는 진술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이날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특별법정을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고위 법관과 전문가 수십명이 참여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테헤란에서 열린 농민 관련 행사에 참석해 “이번 사고는 용서할 수 없는 일”이라며 “일반적인 사건이 아님을 알고 있으며, 철저한 조사를 약속한다”고 말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이어 “이번 사건은 발사 단추를 누른 이만 책임질 일이 아니다”라며 “다른 이들도 책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이란 공군 지휘관 출신이다.

이란 측은 앞서 군 관계자 한 명의 오판으로 이번 사고가 일어났다고 주장했다. 아미르 알리 하지자데 이란혁명수비대(IRGC) 대공사령관은 “당시 민간 항공사 직원과 방공미사일 운용 군 요원 등이 함께 있었으나, 미사일 운용 요원이 여객기를 미국의 크루즈미사일로 오판했다”며 “대응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시간이 10초 뿐인 와중에 군 통신이 원활치 않았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들은 이란군과 이란혁명수비대(IRGC) 수뇌부에 대한 직접적인 처벌이 이뤄질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알자지라는 “이란 사법부가 이란군, 특히 IRGC 고위급 인사를 처벌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분석했다.

이란 정계도 이번 사고를 놓고 갑론을박이 오가고 있다. 알자지라에 따르면 종교원칙주의파나 강경파 국회의원들은 국가 안보를 명분으로 이란군과 IRGC 고위 인사에 대한 처벌에 매우 소극적인 분위기다.

반면 개혁 온건파 의원들은 이란군 수뇌부가 책임지고 퇴진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일부에선 군 뿐 아니라 행정부에도 책임을 묻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이란에서 유력의원 중 하나로 꼽히는 바흐람 파사이 의원은 “루하니 대통령이 사과문을 발표하는 정도로는 충분치 않다”며 “이란 행정부가 공공에 정확하고 투명하게 정보를 제공하지 못한다면 의회가 법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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