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사태’는 금융 제도권 출신들과 증시 작전세력 등 이른바 ‘꾼’들의 합작품이라는 게 금융당국의 판단이다. 라임자산운용의 공동 최대주주이자 최고운용책임자(CIO)를 맡다가 라임 사태 이후 해고된 이종필 전 부사장(사진)은 애널리스트 출신이다. 2014년 HSBC 재직 시절 퀀트(계량 분석) 부문 아시아 2위 애널리스트로 꼽히기도 했다.
이 전 부사장이 코스닥 시장에서 악명 높은 ‘꾼’들과 인연을 맺기 시작한 것은 3~4년 전 무렵으로 전해졌다. 당시 신한금융투자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 본부 심모 팀장이 연결고리였다.
심 팀장은 라임에 코스닥 전환사채(CB)를 기반으로 한 개방형 모자펀드 구조를 처음 제안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이 전 부사장에게 코스닥 엔터테인먼트업계 ‘마당발’이자 유명 여배우 전 남편인 김모 회장을 소개했다. 라임은 2017년부터 김 회장이 권유한 코스닥 기업 리드를 시작으로 본격 투자에 나섰다. 리드는 한때 대주주가 라임으로 바뀌었으며, 전·현직 경영진이 횡령 혐의로 검찰에 구속까지 당했다. 이 전 부사장도 리드 불공정 거래에 연루된 혐의로 검찰 소환 대상에 올랐다. 심 팀장은 2017년 말 신한금융투자를 그만두고 라임 투자종목 S사의 실소유주 노릇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부사장은 2018년 들어서부터 엔터테인먼트 ‘큰손’ 이모 회장과 손발을 맞췄다. 스타 연예인 매니저 출신인 이 회장은 공격적으로 코스닥 부실기업 사냥에 나서면서 라임을 파트너로 끌어들였다.
라임 사태가 수면 위로 불거지면서 ‘이종필 사단’은 줄줄이 잠적했다. 리드가 800억원대 횡령 혐의가 불거지면서 상장폐지 위기에 놓이자 김 회장이 먼저 해외로 도피했다. 이 전 부사장과 심 팀장은 리드 관련 구속영장실질심사 출석을 앞두고 동시에 자취를 감췄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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