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집단 발생한 폐렴의 첫 사망자가 나온 가운데 이 폐렴 바이러스가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바이러스와 매우 비슷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의료진과 호주 시드니대 등으로 이뤄진 국제 전문가그룹은 우한 폐렴의 원인으로 밝혀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유전체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이번 폐렴으로 중국에서는 41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이 가운데 1명이 숨지고 7명이 위중한 상태다.
첫 사망자는 60대 남성으로, 지난 9일 심정지로 인해 사망 판정을 받았다. 연구진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는 사스 바이러스 유전체와 80% 유사함을 보였다”며 “사스처럼 박쥐에서 발원해 ‘ACE2’로 알려진 세포 수용체를 통해 인간을 공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호흡기와 장의 질환을 일으키는 병원체다. 인간 외에 소, 고양이, 개, 낙타, 박쥐, 쥐, 고슴도치 등의 포유류와 여러 종의 조류가 감염될 수 있다. 데이비드 후이 홍콩중문대 교수는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는 박쥐에서 발원한 후 (폐렴 발병 근원지로 알려진) 우한 시장에서 다른 동물과 사람에게 전염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우한 폐렴에 걸린 사람 중 상당수는 발병의 근원지로 알려진 화난(華南) 수산시장 상인들이다. 시장 내 깊숙한 곳에서는 뱀, 꿩, 토끼 등 각종 야생동물을 도살해 판매해왔다는 보도가 나왔다. 웬궉융 홍콩대 교수는 “우한 폐렴에 걸린 환자 41명 중 1명이 사망하고 7명이 위중한 상태라는 것은 이 질병의 위험도가 작지 않다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2002년 말 발생한 사스로 중국 내에서 5300여 명이 감염돼 349명이 사망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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