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세금과 준조세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국가가 국민이 번 소득에서 떼어가는 몫이 점점 커지고 있다. 급격한 저출산·고령화 추세, 복지 확대 정책을 감안하면 머지않은 시기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12일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2018년 국민부담률은 26.8%로 집계됐다. 국민부담률은 한 해 동안 국민이 내는 세금에 국민연금보험료와 건강보험료 고용보험료 등 사회보장기여금을 더해 이를 국내총생산(GDP)으로 나눠 산출한다. 국민부담률이 높아진다는 건 국민이 실제 내는 세금과 준조세 부담이 커진다는 의미다.
현재 한국의 국민부담률은 OECD 회원국 평균(34.2%, 2017년 기준)에 비해 낮은 편이다. 하지만 증가 속도는 OECD 평균의 세 배에 달했다. OECD 회원국 평균 국민부담률은 2013년 33.4%에서 2017년 34.2%로 5년 동안 0.8%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한국 국민부담률은 2.3%포인트 상승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복지 확대 정책이 본격화된 2018년에는 한 해에만 1.4%포인트 뛰었다.
국민부담률 상승 속도는 앞으로 더 가팔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지난해 12월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가 “복지정책을 확대하기 위해 세금 부담을 늘려야 한다”고 발표하는 등 청와대와 여당 내에서 증세론이 대두되고 있어서다.
이인실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고령화를 감안하면 향후 재정 수요는 급격히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세율을 올린다고 반드시 세금이 더 걷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혁신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는 경제 구조를 만드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그는 “기업과 개인 등 경제주체들이 활발하게 경제활동을 할 수 있어야 이익과 소득이 늘고 세수 기반이 넓어진다”고 강조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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