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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북구, 현대차 수소·전기車 거점…세계 최고 '수소 도시'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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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북구는 1997년 울산이 광역시로 승격하면서 당시 중구의 진장·효문·송정·양정동과 울주구(현 울주군)의 농소읍, 강동면 등을 합해 8개 행정동으로 출범했다. 전체 면적은 157.32㎢로, 5개 구·군 가운데 울주군 다음으로 넓은 면적을 갖고 있다.

1970년대 초 울산 변방의 농어촌이었던 북구는 1975년 양정동에 현대자동차가 들어서면서 세계적인 자동차 생산도시로 탈바꿈했다. 현대차 주변과 효문·농소동 일대에는 800여 개 자동차부품 공장이 가동 중이고, 종사 근로자는 현대차를 포함해 5만여 명에 이른다.

1997년 10만4577명이던 인구는 지난해 12월 말 21만7796명으로 11만3219명 늘었다. 조선 등 주력산업 침체로 최근 3년 사이 울산 전체 인구가 3만여 명 줄어든 반면 북구는 2만2500여 명 늘었다. 구민 평균연령도 36.8세로 세종시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젊은 도시’다. 북구는 인구 30만 명을 목표로 강동권 해양레저관광단지 개발과 친환경 에너지·자동차부품 산업 육성 등을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동권 북구청장은 “고품격 해양레저·역사·문화·관광정책과 정주여건 확충 등으로 북구를 유아부터 퇴직 이후에도 살기 좋은 자족도시로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친환경 에너지·자동차 도시

현대모비스가 3252억원을 들여 이화산단에 연면적 6만2060㎡ 규모의 전기차부품 전용공장을 오는 7월 준공하면 북구는 친환경 자동차 산업의 새로운 전진기지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한다.

울산시가 2030년까지 수소차 50만 대 양산체제를 갖추기로 한 현대차 울산공장과 인근 공공주택지구에 수소시범도시를 조성하기로 한 것도 친환경 에너지 도시로 발전하는 청신호가 되고 있다. 시는 울산석유화학공단에서 생산되는 수소를 현대차 공장과 인근 주택단지, 학교 등에 지하 배관으로 연결해 친환경 수소로 에너지를 자급자족하는 미래 에너지 도시를 구현한다는 목표다. 이 구청장은 “자동차산업의 급속한 패러다임 변화로 북구에 밀집해 있는 엔진 기반의 자동차부품산업이 송두리째 무너질 위기에 놓여 있다”며 “북구를 미래형 수소·전기차부품 산업 특화단지로 육성해 미래 100년을 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북구는 지난해 투자유치담당 조직도 신설했다. 해마다 10억원 규모의 투자유치 인센티브 기금을 마련해 친환경 기업을 대상으로 고용·전기요금 보조금, 수출·판로개척 보조금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2023년까지 25개 기업, 1000억원 투자유치가 목표다.

해양레저·역사문화 관광단지 조성

동해의 청정해역으로 유명한 북구 강동해변은 길이 12㎞, 폭 40m의 긴 해안선과 몽돌해변, 화암 주상절리 등으로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울산시는 강동동 해변 136만㎡에 문화와 힐링, 위락, 교육, 체험이 결합한 사계절 관광휴양 공간을 조성하기 위한 강동권 관광특구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롯데건설이 2007년 복합리조트 개발사업에 뛰어들었으나 경기침체 여파로 사업이 중단됐다.

이런 가운데 현대차가 노조와 함께 30억원을 들여 강동 당사 앞바다에 전국 최초 바다위 캠핑장을 조성하기로 해 북구의 해양레저 관광사업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현대차는 수용 인원 100명, 기준 캠핑 사이트 25면에 다목적 공연장, 전망대, 샤워장 등을 갖춘 해상캠핑장을 오는 10월 완공한 뒤 북구에 기부(공공기여)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7월에도 50억원을 들여 강동관광지구에 국내 최대 규모의 어린이 교통안전체험관 ‘현대차 키즈오토파크 울산’을 개관해 북구에 운영을 맡겼다. 인근에는 울산시가 지하 1층~지상 3층, 연면적 7610㎡ 규모로 건립한 울산안전체험관이 자리잡고 있다. 지난 한 해 동안 15만여 명의 어린이와 부모가 찾았다. 북구는 동아시아 고대 국가 형성기의 철 생산과 유통을 고찰할 수 있는 달천철장의 쇠부리(광석을 녹여 쇠를 뽑아내는 일) 역사문화관광사업도 본격 추진한다.

북구는 강동 해양권을 잇는 도심 외곽순환도로 공사가 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 면제사업으로 올해 본격화하면 새로운 해양레저 및 역사 문화 관광명소로 주목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이 키우기 좋은 북구

북구는 농소·송정·매곡 일대에 신도시 개발로 젊은 층 인구가 급속히 유입되고 있지만 도시기반시설이 크게 부족해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2021년 기준 노령화지수(유소년 인구 100명당 노령 인구)가 40.2로 전국에서 가장 낮은데도 분만실이 있는 병원은 한 곳도 없다. 북구는 올해 94억원을 들여 호계 일원 2400여㎡에 지하 1층~지상 3층 규모로 임산부실과 영유아실, 산모 황토방 쉼터 등을 갖춘 공공산후조리원을 오는 12월까지 준공하기로 했다. 지난해 국공립 어린이집 10개소에 이어 올해도 5개소를 추가 건립해 600여 명의 어린이를 수용하는 등 아이키우기 좋은 여건 조성에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주거시설이 크게 낙후된 이화·화정마을 일대는 지난해 국토교통부 도시재생뉴딜 공모사업에 선정돼 2023년까지 239억원을 확보해 주거환경 개선사업에 나선다. 20년 이상 된 노후 주택 수리, 공가를 활용한 매입형 임대주택 조성, 건강생활지원센터 및 청소년과 여성 행복맞춤 복합센터 건립 등이 대표 사업이다. 북구 당사·어물항은 해양수산부가 추진하는 ‘어촌뉴딜 300 사업’ 대상지로 선정돼 올해 어항시설 개선과 해양레저 인프라 확충사업을 본격화한다.

북구는 베이비붐 세대의 본격적인 은퇴에 대비하고 있다. 사람과 자연이 조화로운 건강한 도시공간 조성을 목표로 은퇴자 전원주택 개발과 생태휴식공간 조성, 매곡천 친수환경 및 경관조명 개선사업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 구청장은 “노동복지센터와 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 노동역사관 등을 건립해 상생의 노사문화가 꽃피는 북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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