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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20] 정의선 수석부회장 "수직 이착륙 비행체 2028년 상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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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간판 기업인 현대자동차와 삼성전자가 세계 최대 전자쇼 ‘CES 2020’에서 미래 신산업을 주도할 청사진을 내놨다. 인공지능(AI)과 로봇 등을 앞세워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고, 미래 신시장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전략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CES 2020 개막 전날인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연 언론발표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도심항공 모빌리티(UAM)를 2028년 상용화하겠다”고 말했다.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개인용 비행체(PAV)를 8년 뒤 양산하겠다는 구상이다.

현대차는 UAM과 목적기반 모빌리티(PBV), 모빌리티 환승거점(허브) 등으로 이뤄진 미래 비전도 공개했다. 개인용 비행체를 통해 도심 하늘길을 열고, 땅 위에선 개인별 맞춤형 이동수단을 활용한다는 내용이다. 현대차는 세계 최대 차량공유업체인 미국 우버와 공동 개발한 PAV의 디자인 콘셉트 모델인 S-A1을 실물 크기로 전시한다. 전기로 움직이는 S-A1은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자율주행 비행체다. 조종사를 포함해 5명이 탈 수 있다. 정 수석부회장은 “UAM 등을 통해 끊김 없는 이동의 자유를 제공하겠다”며 “현대차의 새로운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은 인류를 위한 진보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석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부문 사장은 CES 2020 기조연설자로 나섰다. 반려동물처럼 사람과 교감하는 반려로봇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김 사장은 삼성의 지능형 컴패니언(동반자) 로봇인 볼리를 처음 공개하며 “향후 10년은 경험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미국 대형 병원그룹인 카이저퍼머넌트와 제휴해 원격재활 시장에도 참여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만성 심장병 환자의 심장 상태를 확인해 이상 징후가 있으면 의료진을 연결해 주는 서비스다.<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margin:25px 0; border:1px solid #c3c3c3" />미래 모빌리티 시동 건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3대 키워드는 '혁신·협업·인간중심'


“오늘 발표는 시작에 불과합니다. 앞으로 현대자동차그룹은 더 많은 혁신적인 장치와 서비스를 내놓을 계획입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글로벌 시장을 향해 승부수를 던졌다. 그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쇼 ‘CES 2020’에서 도심항공 모빌리티(UAM)-목적기반 모빌리티(PBV)-모빌리티 환승거점(허브)을 중심으로 하는 미래 비전을 제시했다. 모빌리티는 사람을 태워 나르는 이동수단과 관련 서비스를 포괄하는 개념으로 쓰인다. 1946년 현대차가 설립된 이후 74년간의 업(業)이던 완성차 제조에 더 이상 집착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다.


현대차의 파격적 구상

정 수석부회장은 CES 공식 개막 전날인 6일(현지시간) 현대차 언론발표회에서 회사의 미래 비전을 설명했다. 회사의 변화와 혁신에 대한 그의 발언은 자신감으로 가득찼다. 그는 “우리는 (완성차 제조업체에서)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업체로 변모했다”며 “우리가 인류를 위한 진보의 유산을 이어가는 것을 주목해달라”고 했다.

이날 현대차가 발표한 미래 비전의 중심에는 개인용 비행체(PAV)가 있다. PAV 콘셉트 ‘S-A1’은 전기를 동력원으로 사용한다. 조종사를 포함해 다섯 명이 탑승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현대차는 자율비행 PAV도 개발하겠다는 계획이다. 2028년 상용화가 목표다.

현대차가 하늘길 개척에 나선 것은 지상 이동으로는 갈수록 악화되는 교통체증을 벗어날 수 없다고 판단해서다.

현대차가 그리는 미래 모빌리티의 다른 한 축은 PBV다. PBV는 자율주행차와 비슷하지만, 내부를 원하는 대로 바꿀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4~6m 길이의 박스 형태 차체 내부는 식당, 카페, 호텔, 병원 등으로 만들 수 있다. 단순히 자율주행차가 아니라 이동하는 생활공간이다. PAV와 PBV는 허브라는 환승거점에서 만난다. 상층에는 PAV 이착륙장이, 1층에는 PBV 여러 대를 연결할 수 있는 ‘도킹 스테이션’이 있다. 단순히 정류소 역할만 하는 게 아니다. 여러 종류의 PBV가 한데 모임으로써 새로운 복합 공간이 될 수 있다. 각종 의료용 PBV가 허브에 모이면 하나의 종합병원이, 카페용 및 전시용 PBV가 모이면 복합문화공간이 된다.

우버와 손잡고 비행체 개발

자동차업계에서는 ‘파격 중의 파격’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자동차 제조사가 CES라는 대형 전시회에서 자동차가 아니라 비행체를 전면에 내세운 건 쉽지 않은 선택이라는 분석이다. 지영조 현대차 전략기술본부장(사장)은 이날 발표를 시작하면서 “현대차는 자동차 회사로 알려졌지만, 오늘은 전통적인 차에 대해 말하지 않겠다”며 “대신 미래 모빌리티 서비스가 열 새로운 세상을 얘기하겠다”고 말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또 이번 발표를 통해 다른 기업과의 협업을 늘리고 인간 중심 기술 개발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현대차는 이번 PAV 콘셉트를 글로벌 차량공유업체인 우버와 함께 개발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우리는 UAM을 위해 우버와 같은 세계적인 회사와 일하는 것에 매우 고무됐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싱가포르 차량공유업체 그랩, 미국 드론 개발업체 톱플라이트, 아일랜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업체 앱티브 등과 손잡았다.

현대차는 이날 발표한 미래 비전을 ‘인간 중심의 역동적 미래도시 구현을 위한 모빌리티’라고 정의했다.

■ PAV (personal air vehicle)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개인용 비행체. 도심 내 이동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줄 미래 교통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 UAM (urban air mobility)

개인용 비행체(PAV) 개발부터 제조, 판매, 인프라 구축, 서비스, 유지·보수 등 도심 항공 이동수단과 관련한 사업을 모두 포괄하는 개념.

라스베이거스=정인설/도병욱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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