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가격이 저평가된 지역을 찾는 건 이미 공개된 데이터만으로도 손쉽게 할 수 있습니다.”지난 6일 만난 김용길 REM 대표(사진)는 “초보 투자자일수록 막연한 예측보단 숫자와 데이터를 해석하는 데 중점을 둬야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김 대표는 지난 20년 동안 은행과 보험, 증권사 PB센터의 고액 자산가 대상 자문서비스를 담당했던 인물이다. PB센터 컨설턴트들의 교육도 맡고 있어 컨설팅 업계를 대표하는 멘토로 꼽힌다.
김 대표는 매주 발표되는 부동산 시세조사 정보를 1순위로 챙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KB국민은행이나 한국감정원이 발표하는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동향이다. 그는 “시세 자료를 챙기다 보면 어느 순간 가격 흐름이 눈에 띄게 된다”며 “통계를 해당 지역 아파트의 실거래가나 호가 흐름과 비교해 자신만의 데이터를 축적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동산지인’ 등 빅데이터 툴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김 대표는 “개별 단지의 매매가격과 전세가격 갭이 벌어지는지 좁아지는지를 눈여겨보면 가격 상승 시기를 짚어낼 수 있다”면서 “매수의 첫 번째 조건은 오르는 타이밍을 판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역과 대상 단지를 솎아낸 뒤엔 시세보다 저렴하게 손에 쥐는 게 중요하다. 김 대표는 이 때문에 지역별로 단골 중개업소를 만들어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개업소의 주변인이나 관리 고객들을 우선순위로 본다면 일반 고객은 3~4순위에 불과하다”며 “급매물이 나올 때 바로 연락을 받을 수 있도록 사전에 중개업소를 선정하고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세 상승기엔 매매가격을 낮게 가져갈수록 향후 시세차익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법원경매도 부동산 초보자들이 관심을 가져볼 만한 매수 수단이다. 2~3개월 전의 감정가격을 기준으로 입찰이 진행되다 보니 경쟁이 심해지더라도 시세보단 저렴하게 낙찰받는 경우가 많아서다. 김 대표는 “처음부터 경매학원에 다니기보단 서울시평생학습포털을 통해 무료 교육을 받거나 경매 관련 책을 구입해 강의 쿠폰을 얻는 방법 등을 고려해볼 수 있다”며 “경락잔금 대출은 일반 주택담보대출보다 한도가 많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짚었다.
도시계획 분석을 통해 호재가 실현될 지역을 선점하는 것도 투자 성공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도시계획이란 도시기본계획과 생활권계획, 도시관리계획을 아우르는 말이다. 도시개발의 근간이 되기 때문에 지자체들이 주기적으로 수립한다. 서울을 3개의 도심과 5개의 광역중심으로 나눈 ‘2030플랜(서울도시기본계획)’이 대표적으로 알려진 도시계획이다. 교통망의 경우 ‘국가철도망구축계획’과 ‘서울도시철도망구축계획’을 통해 대부분의 얼개가 나온다. 김 대표는 “최근 발표된 ‘제5차 국토종합계획’은 부동산 헌법이 바뀐 것과 마찬가지”라며 “이 같은 청사진이 세부 개발계획이 어떻게 반영되는지 절차를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분석을 통해 지역을 선정해두면 향후 개발계획이 구체화됐을 때 바로 실행에 옮길 수 있다”며 “인터넷으로 공개되는 행정자료들을 적극적으로 이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예컨대 환경영향평가나 지구단위계획의 경우 주민공람 과정에서 지하철역 위치 등 주변의 세부적인 개발계획이 공개된다. 김 대표는 이 같은 개발계획을 분석하다 보면 특정한 경향성도 엿볼 수 있다고 귀띔했다. 경전철의 경우 중전철인 지하철과 달리 출구가 두 곳으로 계획돼 용도지역의 종 상향 범위도 좁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 대표는 “용적률 상향 지역의 범위가 넓지 않아 매물의 부지 또한 좁다면 임대주택 등으로 개발하는 게 수익성이 좋을 수 있다”며 “미래가치가 있는 곳을 선별해내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 같은 노하우를 이달 16일과 18일 열리는 ‘한경부동산 멘토 특강’에서 설명할 예정이다. 부동산 초보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합리적인 투자를 위한 전략을 제시한다. 행사는 이틀 모두 서울 서초동 코지모임공간에서 오후 2시부터 진행된다. 참가신청은 한경부동산 홈페이지(
https://event.hankyung.com/seminar/estate200116/)나 전화로 할 수 있다. (02)3277-9986
전형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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