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회장 이동걸·사진)은 올해 차세대 기업 육성에 역량을 집중해 정책금융기관으로서 새로운 역할을 확립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혁신성장 지원 범위와 규모를 확대하고, 유망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융자 규모를 대형화한다는 구상이다.
산업은행이 강점을 갖고 있는 기업금융 분야에 데이터 사이언스를 도입하는 등 디지털 전환과 인재 육성에 적극 투자하기로 했다. 지난해 6월 출시한 ‘경제활력 특별운영자금’처럼 당기순이익을 재원으로 활용해 기업과 이익을 공유하는 정책금융 프로그램도 강화할 계획이다.
이동걸 회장은 “올해 한국 경제와 산업은행은 혁신과 성장을 이끌어나갈 새로운 주인공이 필요한 시기”라며 “과거의 틀을 깨는 파옹구우(破甕救友)의 지혜로 변화와 혁신을 완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파옹구우는 ‘옹기를 깨뜨려 친구를 구한다’는 뜻으로, 아깝지만 작은 것(옹기)을 깨서 큰 것(친구)을 구한 송나라 사마광의 일화에서 유래한 말이다.
산업은행은 최근 조직 개편에서 혁신성장금융부문에 벤처금융본부를 설치했다. 창업기업 지원 행사(넥스트라운드·넥스트라이즈) 운영과 기업 성장단계별 투자 집행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기업금융부문에는 산업·금융협력센터를 신설했다. 반도체·디스플레이, 2차전지, 소재·부품·장비 등 핵심 산업을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역할을 맡겼다.
산업은행은 지난 2일 비전 선포식을 열고 임직원의 행동규범 격인 ‘KDB웨이’를 발표했다. ①고객의 니즈를 최우선으로 생각한다 ②익숙함에서 벗어나 계산된 도전을 하자 ③외부와 협력해 더 나은 길을 찾는다 ④미래를 생각하고 행동하자 ⑤전문가로서 대안을 제시한다 ⑥열린 마음으로 변화를 수용하자 ⑦소통하며 주도적으로 일하자 ⑧현장에서 답을 찾자 ⑨책임을 완수하여 사회적 신뢰를 얻는다 ⑩디지털 마인드를 갖자 등의 내용을 담았다. 이 회장은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현재의 경제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산업은행이 선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업은행의 과제를 ‘대한민국의 지속성장을 견인하는 선진형 정책금융기관’으로 설정했다. 산업은행의 ‘정체성’을 놓고 오랫동안 이어진 논란을 정리하고, 공공성을 더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산업은행 측은 “국내 대표적인 정책금융기관 중 하나로서 대한민국을 미래로 연결하는 금융 플랫폼의 역할에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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