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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채 NH투자證 사장 "새로운 성장방식 필요…고객맞춤형 상품 제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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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7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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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사진)는 2일 신년사를 통해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성장의 방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NH투자증권을 비롯한 국내 5대 증권사는 자산을 늘리면서 수익을 키워왔지만, 이제는 규제상 한계에 가까워졌다는 진단이다.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고객들과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관계 맺기를 시도해야 한다고 봤다. 고객의 목적에 맞게 제안할 수 있는 상품을 갖추고, 이를 위해 자원이 우선적으로 투입돼야 한다는 게 정 대표의 판단이다.

    그는 임직원들에게 "나의 고객이 누구인지 알고, 고객을 위해 가치를 창출하는 것만 생각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다음은 신년사 전문.

    사랑하는 NH투자증권 동반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2020년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었습니다. 올해를 시작하며 마음에 품은 소망들이 모두 이루어지는 한 해가 되시길 바래 봅니다.

    올해도 작년에 이어 글로벌 경제의 하향 흐름이 이어질 것이고, 투자와 수출 둔화의 여파가 내수 경기로도 확산될 것이라는 밝지 않은 전망 속에 한 해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業은 그렇지 않습니다. 저성장 속에서 자산관리나 자산운용의 니즈는 더욱 커질 것이고, 생산과 소비 패턴의 변화와 공유경제의 확산에 따라 기업의 사업구조 재편 니즈 또한 그 어느 때보다 큰 상황입니다.

    우리는 지난 2년 동안 많은 변화와 진전을 이루어 냈습니다. 사업의 외형과 구조도 많이 달라졌고, 무엇보다도 우리의 관점과 일하는 방식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도 ‘고객’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고객에 가장 좋은 솔루션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고, 결과만큼이나 결과를 만들어 낸 과정의 가치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이러한 변화가 가능하도록 열심히 노력한 임직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이 과정에서 역대 최대의 이익실적을 기록한 것도 기쁘게 생각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이러한 성장을 앞으로도 지속할 수 있을 것인가를 자문한다면 자신 있게 대답하기는 어렵습니다.

    과연 우리가 고객과 함께 성장하며 적어도 ROE 10% 이상의 가치를 지속적으로 창출하는 금융투자업계의 리더로서의 위상을 확보하고 유지할 수 있을 지, 그러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은 오래 전부터 시작되었고, 지난 8개월여에 걸쳐 각 사업부문과 함께 치열하게 논의하였습니다.

    오늘은 임직원 여러분께 그간의 고민의 과정과 나아갈 방향에 대해 간략히 이야기를 드려보고 싶습니다.

    지난 십여 년간 금융투자업은 자본과 리스크를 많이 사용하는 구조로 변화해 왔습니다.

    예전에는 자본의 수요자와 공급자를 이어주는 단순 중개자였다면, 이제는 스스로 자본을 투입하고 리스크를 부담하면서 차별적인 상품과 솔루션을 만들어 내는 적극적인 역할로 전환했기 때문입니다.

    Biz 모델 변화로 대형사의 ROA는 6.5%에서 2.5% 내외로 하락했지만*, 5대 증권사는 이를 상쇄할 만큼 자산을 크게 늘리면서 수익을 키워 왔습니다. *순영업수익 기준

    그런데, 더 이상 이런 방식으로는 성장하기가 어렵습니다. 자산의 수익률이 점차 하락하는 가운데, 자산규모가 자본규제상 우리의 한계에 가까워졌기 때문입니다.

    경쟁사들이 해외로 대거 진출하거나, 계열사 시너지까지 동원하며 상품과 채널 경쟁력을 차별화하는 것도 이러한 한계를 돌파하려는 노력입니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성장의 방식이 필요합니다.

    더욱 근본적인 변화는 우리 고객에 있습니다.

    저금리 환경과 길어진 노후에 대비해야 하는 우리 고객들은 현명한 자산관리에 대한 고민이 더욱 깊어지고 있습니다. 투자자산을 늘리고, 해외와 대체자산 등으로 자산을 다변화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기술 혁신으로 정보와 채널에 쉽게 접근하게 된 고객들은 자신의 니즈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개인화된 서비스를 요구하고 있고, 우리는 이제 ICT 플랫폼 기업을 경쟁자로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저성장 국면에서 우리 기업들은, 성장과 확장을 위한 자본조달뿐만 아니라 사업구조 재편이나 신사업 개척과정에서 고민을 함께 하고 딜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전략적인 파트너의 역할을 우리에게 기대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하는 역할을 새롭게 정의하고, 고객들과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관계 맺기를 시도해야 할 때입니다.

    다행히도 우리가 새롭게 마주할 시장의 미래는 상당히 밝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2%대로 내려앉았지만 가계 금융자산은 연 6.7%로 성장하여 4,000조를 넘어서고 있고, 특히, 10억이상 고액자산가의 금융자산은 연간 11%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산업 구조도, 대규모 설비투자가 필요한 중후장대형 산업에서 실물자본 투입이 작은 ICT 산업으로 중심 축이 이동하면서 사업구조재편의 니즈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국내 M&A 시장 규모는 `08년 23조원에서 최근 50조원을 넘어섰고 인수금융 규모도 `14년 5조원에서 최근 20조원으로 급증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시장의 성장이 바로 당사의 이익성장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시장 구조의 재편에 맞추어 우리의 새로운 위치와 역할을 고민해야 합니다.

    기술 혁신과 빅데이터 활용으로 기존의 박리다매형 산업은 디지털 플랫폼으로 대체되고 있습니다.

    사실상 모든 산업이 가성비를 제공하는 똑똑한 플랫폼과 개인의 특별한 니즈를 충족시키는 프리미엄 서비스로 양극화하고 있습니다.

    가장 사랑 받는 유통채널이던 대형마트가 적자로 전환하고, 온라인 쇼핑몰과 프리미엄 오프라인 채널로 극단적으로 분화되는 모습을 우리는 이미 지켜보고 있습니다.

    금융산업과 자본시장도 이러한 흐름에서 비껴 서 있지 않습니다. 단순 중개시장은 멀지 않은 미래에 상당부분 Digital 서비스로 대체될 것입니다.

    Digital 혁신과 멀어 보이는 기업금융 Biz도 예외가 아닙니다. 글로벌 IB 주도로 온라인 회사채발행 플랫폼이 만들어 지고 있고, 해외의 P2P 플랫폼은 기관투자자와 중소기업이 합류하여 펀딩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고객이 점점 더 선호도를 키워가고 있는 Digital 채널에 대해서도 좀더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합니다. 고객은 직접 대면하지 않고 말하지 않아도 나를 알아 보고, 내가 원하는 범위와 수준의 서비스를 경제적인 가격에 제공하는 Digital 서비스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누구보다도 그것을 잘하도록 준비가 되어야 합니다

    Digital 채널이든 프리미엄 채널이든 우리 서비스의 본질은 다르지 않습니다.

    우리는 이미 경쟁사들과는 다른 길을 걸어가고 있습니다. 거래를 일으키려고 노력하는 Broker가 아닌 고객이 신뢰하고 먼저 찾는 Advisor가 되어 고객과의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만들어 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Advisor는 고객에 대한 전문가가 되어야 합니다. 어떤 채널을 통해 고객을 만나든 우리는 개별 고객의 니즈를 제대로 알고 어쩌면 그들이 인지하지 못한 니즈까지도 미리 알아서 가장 최적의 솔루션을 제안할 수 있어야 합니다.

    고객이 믿고 맡기는 집사 같은 존재가 아닌 고객이 자문을 구하는 컨설턴트이면서 유능한 해결사가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리그를 바꾸는 수준의 큰 변화입니다. 우리가 이제 발걸음을 떼어 움직이고 있지만 갈 길은 멀고 우리가 해내야 할 일은 많습니다.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하려면, 고객의 목적에 맞추어 제안할 수 있는 적합한 상품과 솔루션이 갖춰져 있어야 합니다.

    우리의 상품과 솔루션 인프라는 어느정도 갖춰져 있지만, 지금보다 좀더 정교해지고 스펙트럼은 좀더 확장되어야 합니다.

    경쟁력 있는 상품과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우리는 시장에서 상품을 직접 소싱하기도 하고 자산을 소싱하여 구조화 하기도 합니다. 이 과정에서 북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전사적으로 52조에 달하는 북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북이 사업을 확장해 가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한계자원이 되어 있는 지금, 우리는 어떤 기준으로 북을 사용할 것인지에 대한 기준을 먼저 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간 우리는 운용 손익의 크기로만 북 비즈니스를 봤습니다. 그러나 아웃풋의 크기만큼 인풋의 수준과 기회비용도 함께 고려되어야 합니다.

    자본시장의 No. 1 Platform Player라는 우리의 비전을 고려할 때, 우리의 리소스는 북의 자체수익 창출보다는 고객을 위한 상품과 솔루션을 제공하는 데 우선적으로 투입되어야 할 것입니다.

    사랑하는 임직원 여러분, 우리는 지금 남들이 가보지 않은 길을 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남들과 비슷한 일을 하고 있지만 당장의 수익기회를 뒤로 미루고, 고객을 만나러 가고 있습니다. 내가 당장 즐거운 성과를 뒤로 하고 고객이 앞으로 기뻐할 성과를 위해 뛰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혁신을 강조하는 세상에 살고 있고 인공지능과 데이터가 최적의 해답을 찾게 도와주고 있지만 결국 고객을 움직이는 것은 우리의 한결같은 관심과 수고로움과 진심일 것입니다.

    고객이 기꺼이 대가를 지불하고 우리를 기쁘게 찾을 때 우리는 비로소 의미 있고 차별적인 가치가 됩니다. 우리가 스스로 생각과 행동을 바꾸고 고객과 나란히 서서 고객을 위해 일하면 우리도 고객과 함께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세상이 아무리 바뀌어도, 우리가 가는 길의 목적지가 달라지지 않습니다. 우리는 고객이 바라고 필요로 하는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돕는 파트너이며, 그것을 누구보다도 잘 해내기 위해 역량을 갖추고 시스템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이 길을 누구보다도 잘 가고 빨리 갈 수 있다면, 우리가 설정한 도전적인 성장 목표들도 그리 멀리 있지 않습니다.

    나의 고객이 누구인지 알고 고객을 위해 가치를 창출하는 것만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우리가 걸어가는 고객가치의 한 걸음 한 걸음이 고객들의 마음에 닿고, 보람 있는 변화의 시작이 될 것입니다. 우리의 다른 마음과 다른 행동이 다른 결과로 나타날 것입니다.

    그 길을 제가 앞장서서 걸어가면서 여러분의 과정을 함께 해 나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0年 1月 2日
    NH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 정영채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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