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생 소비자를 잡으려면 그들이 자신에 대해 하고 싶어 하는 얘기를 브랜드 이미지에 담아야 한다. 개인주의 성향이 강하지만 가치가 있다고 믿으면 적극적으로 지갑을 여는 게 그들의 특징이다.”
지난달 《90년대생 소비 트렌드 2020》을 출간한 e커머스(전자상거래) 서비스 기획자 곽나래 씨(28·사진). 그를 만나 소비시장 ‘큰손’으로 떠오르는 1990년대생 소비자 ‘공략법’을 들어봤다. 1991년생인 그는 신세계그룹 온라인 쇼핑몰 SSG닷컴에서 소비자 트렌드 연구와 관련 서비스를 기획하고 있다.
곽씨는 “1990년대생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는 소비자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보여주고자 하는 욕구를 풀어줘야 한다”고 했다. 그는 “1990년대생 대부분은 외동이거나 형제자매가 하나뿐”이라며 “윗세대보다 상대적으로 풍요로운 환경에서 자란 만큼 ‘내 생각’을 표출하려는 욕망이 크다”고 설명했다.
옷 하나를 살 때도 페미니즘, 동물 보호 등 사회적 이슈를 고려해 개발한 제품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소비를 통해 ‘내가 이런 데 관심을 두고 있다’는 걸 드러낼 수 있기 때문이다.
1990년대생이 원하는 스토리를 브랜드 전면에 내세우는 것도 중요해졌다고 했다. 나이키 광고를 예로 들었다. 나이키는 ‘2019 우먼스 저스트 두 잇’ 캠페인에서 가수 청하와 엠버, 개그우먼 박나래, 프로골퍼 박성현 등을 출연시켜 ‘너라는 위대함을 믿어’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곽씨는 “나이키는 주체적으로 열심히 일하는 여성들을 보여주면서 1990년대생의 관심을 끌었다”며 “젊은 여성들이 듣고 싶어 하는 말로 브랜드 이미지를 설정한 게 효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콘텐츠가 넘치는 시대에 어떤 상품과 서비스가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지 묻자 “사람 냄새가 배어 있어야 한다”고 답했다. 최근 화제가 된 충주시 공식 유튜브 채널을 예로 들었다. 충주시 채널은 지방 공무원의 일상을 솔직하게 드러내 유명해졌다. 그는 “성공적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콘텐츠는 상품을 알리기보다 그 콘텐츠를 개발해 올리는 사람이 궁금해져서 계속 찾아보게끔 한다”고 말했다.
‘인스타그래머블(instagrammable: 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큼 매력이 있는)’도 놓쳐선 안 되는 키워드다. 그는 “보기 좋은 것을 넘어 남들에게 보여주기에 근사한 것들이 1990년대생 소비자의 선택을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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