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올해에도 핵심 사업인 반도체와 스마트폰 부문에 집중한다. 시스템반도체 사업을 2030년까지 세계 1위로 키운다는 ‘반도체 비전 2030’을 실천하고 5세대(5G) 및 폴더블 스마트폰 판매에 주력할 계획이다.
미래사업에 180조원 투자
삼성은 2018년 8월 인공지능(AI)과 5G 이동통신, 바이오, 반도체를 4대 미래 사업으로 선정했다. 2021년까지 총 180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삼성이 미래 신사업을 공개한 것은 8년 만의 일이다. 삼성은 2010년 5월 태양전지, 자동차전지, LED(발광다이오드), 바이오·제약, 의료기기 등을 ‘5대 신수종 사업’으로 선정했다. 신수종 사업 중 바이오만 4대 신사업에 포함됐다. AI, 전장부품, 5G를 새로 넣었다.
삼성전자는 올해 AI 역량을 끌어올려 모든 스마트기기에 AI 기능을 넣는다. 이 회사는 2017년 AI를 비롯한 미래 선행기술을 종합적으로 연구하는 삼성 리서치를 세웠다. 작년 1월에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AI 연구센터를 설립했다. 이어 AI 우수 인재와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세계 곳곳에 AI 연구센터를 지었다. 영국 케임브리지와 캐나다 토론토, 러시아 모스크바 등이다. 미국 뉴욕과 캐나다 몬트리올에도 AI 센터를 열었다.
삼성전자는 우수 인재 확보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2018년 6월 AI 분야 세계적 권위자인 세바스찬 승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와 대니얼 리 코넬테크 교수를 영입했다. 지난해엔 위구연 미국 하버드대 교수를 펠로로 데리고 왔다. 펠로는 삼성전자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한 전문가에게 주는 연구 분야 최고직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AI 선행 연구개발(R&D) 인력을 1000명(국내 600명, 해외 400명) 이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자동차 전장 사업은 2016년 11월 인수한 미국 전장 전문기업 하만과 함께 진행하고 있다. 하만은 자율주행과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을 전담할 조직을 신설하는 등 커넥티드카 핵심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하만은 첫 공동 개발 작품인 ‘차량용 디지털 콕핏’을 선보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2025년까지 커넥티드카와 자율주행 분야에서 리더가 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폴더블과 5G로 시장 선도
삼성전자는 메모리반도체에 이어 시스템반도체 부문에서도 세계 1위에 오르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다. 2030년까지 133조원을 투자하고 1만5000명의 전문 인력을 채용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국내 R&D 분야에 73조원, 첨단 생산 인프라 설비에 60조원을 투자키로 했다.
중장기적으로 인간의 뇌를 모방한 AI 반도체 핵심 기술인 신경망처리장치(NPU)를 D램과 같은 주력 사업으로 키울 계획이다. NPU는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딥러닝(심화 학습) 기능을 갖춰 ‘AI의 두뇌’로 불린다. 시스템반도체 분야의 핵심 기술이다. 차세대 NPU 기술 개발을 위해 200명 수준인 R&D 인력을 2030년까지 2000명 규모로 열 배 이상 확대하기로 했다. 현재 갤럭시S10 등 전략 스마트폰에 쓰이는 NPU의 활용도를 자동차 전장제품, 데이터센터, 사물인터넷(IoT)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NPU가 장착된 AI 반도체 시장이 매년 52% 성장해 지난해 43억달러에서 2023년엔 343억달러(약 40조6700억원)로 커질 것으로 내다본다. 강인엽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장(사장)은 작년 6월 ‘NPU 사업 설명회’에서 “NPU 기술을 집중 육성해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글로벌 1위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발표했다. 구글, 엔비디아, 퀄컴, 화웨이 등도 자체 NPU를 개발하고 있지만 아직 주도권을 잡은 업체는 없다. NPU 시장을 선점하는 업체가 AI 시대 주도권을 잡는다.
삼성전자는 증가하는 5G 수요에 맞춰 다양한 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폴더블 제품을 통한 프리미엄 스마트폰도 선보일 방침이다. 오는 3월 갤럭시S11 출시에 앞서 2월 ‘클램셸(조개껍데기)’ 디자인의 폴더블폰을 먼저 출시해 폴더블폰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미국 일본 등 해외 5G 네트워크 사업도 적극 확대한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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