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듀스 101’ 시리즈 등 순위조작 관련 프로그램을 통해 Mnet에 돌아온 이익과 향후 발생한 이익을 모두 내어 놓겠습니다. 그러면 약 300억원 규모의 기금과 펀드를 조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허민회 CJ ENM 대표가 30일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시리즈 조작 논란에 대해 사과문을 발표했다. 허 대표는 이날 서울 상암동 CJ ENM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기금 및 펀드 운영은 외부 독립 기관에 맡기겠다”며 “음악산업 생태계 활성화와 K팝의 지속 성장을 위해 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300억원의 기금 및 펀드는 ‘프로듀스 101’ 전 시즌(1~4)에서 발생한 이익과 향후 발생 이익을 추산한 것이다. 아티스트와 기획사의 이익을 제외한 CJ ENM의 이익을 의미한다.
CJ ENM의 음악 채널 Mnet이 2016년부터 올해까지 방영한 ‘프로듀스 101’ 시즌 1~4는 특정 기획사의 연습생이 최종 데뷔할 수 있도록 시청자들의 유료 문자투표 결과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CJ ENM 소속의 안준영 PD와 김용범 CP는 업무방해 및 사기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CJ ENM은 지난 7월 논란이 불거진 이후 보도자료와 공식입장만을 통해 사과를 했다. 대표이사가 전면에 나서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허 대표는 “Mnet과 관련한 일련의 사태로 모든 분들께 큰 실망을 안겨드린 점 머리 숙여 사죄 드린다”며 “이번 사태는 변명의 여지 없이 저희의 잘못이며 대표이사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피해를 입은 연습생에 대한 보상도 약속했다. 허 대표는 “금전적 보상은 물론 향후 활동지원 등 실질적 피해구제를 위해 필요한 조치들을 시행해 가겠다”고 말했다. 또 시즌 3, 시즌 4를 통해 선발된 ‘아이즈원’, ‘엑스원’ 멤버들의 활동 재개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신윤용 CJ ENM 커뮤니케이션 담당은 “현재 아이즈원,엑스원은 활동을 잠정 중단한 상황”이라며 “되도록이면 빨리 활동을 재개할 수 있도록 협의를 진행하겠다”고 설명했다.1건당 100원의 문자 투표를 한 시청자들에 대한 환불 조치에 대해 신 담당은 “요청이 있으면 할 계획이 있다”며 “구체적인 방법은 추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또 조작 전의 원순위 공개에 대해서는 “피해자든 수혜자든 순위를 밝히는 건 피해 보상에 도움되는 부분이 아니다”라며 “순위 공개는 또 다른 피해를 낳을 수 있어 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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