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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근로사업장 '굿윌스토어' 운영…청년 재활·경제적 자립 이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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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은 학교를 졸업하면 좋은 직장에 취업하고, 연애나 결혼을 꿈꾼다. 그러나 장애인에게는 꿈같은 이야기다. 성인이 되는 나이에 대학 진학이나 취업이 어렵다보니, 다시 가정으로 돌아가 부모의 보호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부모에게는 자녀의 졸업이 곧 고행의 시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여 년 전 장애인 특수학교인 밀알학교를 설립한 밀알복지재단은 졸업 후 갈 곳 없는 장애 청년들을 보면서 문제의식을 가졌다. 그리고 미국에서 사회적으로 영향력 있는 비영리기관인 굿윌을 국내에 도입해 직업재활사업을 시작했다. 이 중에서도 장애인 근로사업장인 굿윌스토어는 사회로 나온 장애 청년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된 곳으로, 장애인직업재활의 모범적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밀알복지재단은 1993년 설립돼 장애인, 노인, 지역사회 등을 위한 50개 운영시설과 8개 지부를 운영하고 있다. 17개국에서 아동보육, 보건의료, 긴급구호 등 국제개발협력사업을 하고 있다.

장애인에게 ‘일자리’는 보다 특별한 의미가 있다. 단순한 소득의 수단을 넘어 사회 참여의 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굿윌스토어는 장애인에게 안정된 일자리를 제공함으로써 장애인이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밀알복지재단에서 운영하는 굿윌스토어는 장애인 직업재활시설을 결합한 판매장이다. 재사용이 가능한 물품과 기업의 새 상품 및 재고 상품을 기증받아 판매한 수익으로 중증장애인 등 취약계층을 고용하고 있다. 공개채용을 통해 선발된 장애인 근로자들은 기증받은 물품들을 손질해 상품화하고 매장에서 판매하는 등의 일을 하며 최저임금 이상의 급여를 받는다. 장애인 중심으로 업무가 배정되고 환경이 조성돼 있다.

밀알복지재단은 2011년 서울 송파구 마천동에 문을 연 밀알송파점을 시작으로 밀알도봉점, 밀알전주점, 밀알구리점, 밀알대전점, 밀알창원점, 밀알분당점까지 총 7개의 굿윌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다. 굿윌스토어 밀알송파점은 월평균 매출이 1억7000만원(올해 11월 기준) 정도다. 개점 초기엔 38명이던 근로장애인이 현재는 53명으로 늘었다. 7개 지점에서 일하는 장애인 수는 200여 명에 달한다.

이런 굿윌스토어의 성장 뒤에는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기꺼이 내어준 수많은 개인과 기업, 교회들이 있다. 기증 물품 없이는 굿윌스토어의 운영도 불가하기 때문이다. 특히 오뚜기는 굿윌스토어 개점 초기부터 후원을 아끼지 않은 파트너 중 하나다. 오뚜기는 2012년부터 장애인 자립 지원을 위해 굿윌스토어를 통해 사회공헌사업을 펼치고 있다. 오뚜기의 협력은 굿윌스토어가 장애인 일자리를 지금의 수준으로 늘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오뚜기는 2012년부터 장애인 학교와 장애인 재활센터를 운영하는 굿윌스토어에 오뚜기 선물세트 조립 작업 임가공 위탁, 굿윌스토어 매장 오뚜기 제품 기증, 오뚜기 물품나눔캠페인 진행, 임직원 자원봉사활동 등을 하고 있다. 선물세트 임가공은 단순히 후원금을 기부해 금전적으로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니라, 장애인들이 스스로 일하고 그에 대한 대가를 받아서 자립하도록 돕는다는 점에서 새로운 사회공헌 활동의 모범사례로도 꼽힌다.

오뚜기 임직원은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에 굿윌스토어 송파점과 도봉점에서 자원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장애인 직원들과 함께 임가공 작업 및 중고품 수선, 굿윌스토어 진열과 판매, 점심 배식 등을 한다. 2012년부터 지난 10월까지 오뚜기가 굿윌스토어에 임가공 위탁한 선물세트는 500만 세트를 넘어섰다. 기증한 물품 금액도 24억원에 달한다. 밀알복지재단 관계자는 “밀알복지재단과 오뚜기는 앞으로도 단순히 물품이나 금전을 지원하기보다는 소외계층이 자립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장애인들과 함께 삶의 기쁨과 즐거움을 나누는 행사를 지속적으로 하는 사회공헌 활동을 펼쳐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밀알복지재단은 내년 상반기에 경기 고양시 일산과 서울 강남구에 굿윌스토어 지점을 추가로 열 계획이다. 정형석 밀알복지재단 상임대표는 “굿윌스토어를 통해 더 많은 장애 청년들이 자신의 일을 찾고 자립할 수 있도록 전국에 100개의 굿윌스토어를 설립하는 것이 목표”라며 “집에 잠들어 있던 물건이 일자리를 만들고 고객이 치른 값이 장애인에게 월급이 되는 의미있는 사업에 보다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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