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자년 새해에도 중소기업계를 둘러싼 경영 환경은 녹록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정부가 중소벤처기업부 예산을 지난해보다 30%가량 늘린 13조4000억원으로 확대한 만큼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은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제조 중소기업들이 중기부와 중소기업중앙회의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 사업을 활용해 생산 효율을 높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기술보증기금 등의 연구개발(R&D) 투자 지원을 통해 소재·부품·장비를 개발하고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에 도전해볼 만하다.
업력 3~10년 중기에 6000억원 지원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은 창업 후 3~7년차 기업의 데스밸리(죽음의 계곡) 극복과 안정적인 성장(스케일업)을 위해 업력 3~10년의 중소기업을 위한 6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신설한다. 화학 신소재, 에너지, 정보통신 등 혁신성장 분야 중소기업에 미래기술육성자금 3000억원을 지원한다.
3년간 매출, 고용, 수출 등 기술·경영성과가 우수한 기업에는 고성장촉진자금 3000억원도 지원한다. 업력 10년 미만, 상시 종업원 10명 이상 기업 중 ‘3년간 연평균 매출이 20% 이상 증가하고 수출과 고용도 연평균 10% 이상 늘어난 기업’이 지원 대상이다.
미래 신산업에 대해 선제적인 투자도 늘린다. 시스템반도체·바이오헬스·미래차 등 3대 신산업과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관련 기업은 자금상환 적정성 등 최소 요건을 검토한 뒤 3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기업이 원하는 시기에 신속하게 지원할 예정이다. 융자한도를 최대 100억원으로 정하고 필요하면 5년간 3회로 제한해 중복지원은 차단할 방침이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자율주행차, 인공지능(AI) 등 8대 선도사업 분야 중소기업을 신산업 강소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100개사를 공모 방식으로 발굴해 2000억원가량을 집중 지원한다. 기술사업성 평가 우수기업, 매출 및 영업이익 증가 기업, 민간 투자유치 기업을 IR(투자설명회) 방식으로 선별한다.
기업 간 공동사업을 활용하는 ‘지역 협력형 자금’을 지난해 5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두 배로 증액했다. 상생형 일자리 사업, 규제자유특구 참여 기업, 협동조합 등이 대상이다. 원부자재 공동구매, 생산설비 및 물류시설 공동 활용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민간은행과의 연계를 통해 정책금융 지원 규모를 확대하는 ‘정책+민간 협업대출’도 신설했다. 올해 민간자금 매칭형으로 1000억원을 마련하고 향후 5년간 총 5000억원을 운영할 계획이다.
소부장 강소기업 등 기술 국산화기술보증기금의 올해 보증공급 규모는 21조원가량이다. 혁신성장산업, 일자리 창출기업, 수출 중소기업이 집중 지원 대상이다. 시스템 반도체 5세대(5G) 통신 등 혁신 성장산업에 대한 보증 규모를 지난해보다 5000억원 늘어난 4조5000억원으로 잡았다. 기술력은 우수하지만 매출 실적이 없거나 재무상황이 취약한 금융소외기업, 한번 실패한 기업의 재기지원 보증도 강화한다.
중소기업의 역량 강화 및 국산화를 촉진하기 위해 ‘강소기업 100’과 ‘스타트업 100’ 선정기업을 지원한다. 강소기업 100의 경우 지난해 55개 기업을 선정한 데 이어 올해 추가로 뽑을 예정이다. 기업당 최대 30억원까지 특례보증을 제공하고 보증비율도 85%에서 95%로 상향한다. 보증료는 0.5%포인트 감면해줄 계획이다.
기술보증기금은 제2 벤처붐을 확산하고 민간 벤처투자 사각지대에 놓인 창업기업과 엔젤투자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올해 보증연계 투자 260억원을 신설했다. 교수 연구원 등의 기술 창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우수기술 사업화지원 프로그램’ 규모도 지난해 1900억원에서 올해 2300억원으로 늘렸다.
정윤모 기술보증기금 이사장은 “일자리 창출 기업과 수출 중소기업에 대한 보증 공급을 확대해 업계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단체표준 제정과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중기중앙회는 중소기업협동조합이 공동사업의 기반인 단체표준을 제정하는 데 컨설팅을 제공한다. 협동조합 약 20곳에 기업당 최대 2000만원 이내에서 지원할 방침이다. 오는 4월 초 공고 및 설명회를 하고 5월 신청을 받아 업체를 선정할 예정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협력하면 정부가 구축 비용의 일부를 지원하는 ‘대·중소기업 상생형 스마트공장 지원사업’도 주요 사업 중 하나다. 5년간 삼성(500억원) 포스코(100억원) 등이 자금을 지원하면 정부도 매칭형태로 자금을 보탠다.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및 제조혁신 확산의 마중물이 되고 있다.
중기중앙회는 다음달 베트남에서 열리는 ‘사이공 뷰티쇼’에 중소기업의 참가를 지원한다. 연중 러시아 인도네시아 등 신남방·신북방 국가에서 현지 바이어 초청 상담회와 전시회를 열어 중소기업의 해외 판로 개척을 돕는다. 동일 업종 및 유사 업종 중소기업들을 컨소시엄 형태로 구성해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수출컨소시엄 사업(155억원)도 한다.
김진수/심성미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