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들이 알뜰폰 시장에 진출하면서 알뜰폰 요금제로 갈아타려는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KB국민은행과 교보생명의 알뜰폰 요금제를 비교해본 결과 KB금융의 이용 실적이 충분하다면 '리브 M'이, 저렴한 요금제 이용을 원한다면 '교보 러버스'가 효율적이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지난 4일부터 LG유플러스와 손잡고 금융과 통신을 융합한 모바일 서비스 '리브(Liiv) M'을 본격 시행했다. 뒤를 이어 교보생명은 SK텔링크와 손잡고 '교보 러버스 알뜰폰 요금제'를 지난 20일 출시했다.
양사의 알뜰폰 서비스를 비교해보면 리브 M의 강점은 알뜰폰 최초의 5G 요금제와 고객 니즈에 맞춰 세분화한 LTE 요금제다.
리브 M 고객은 월 4만4000원의 라이트 요금제(9기가바이트(GB)+1Mbps(1초에 1MB 전송) 속도 제한)와 6만6000원 스페셜 요금제(80GB+10Mbps 속도 제한)로 5G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단 3개(데이터 무제한·5GB·1GB)의 LTE 요금제만 제공하는 교보 러버스와 달리 리브 M은 5G 요금제를 비롯해 10개(데이터 무제한·1~9GB)의 LTE 요금제 중 선택이 가능하다.
하지만 LTE 요금제만 놓고 봤을 때 가격 경쟁력은 교보 러버스가 앞선다.
'교보 러버스 데이터 통화 프리 요금제'에 가입하면 월 3만4980원의 요금으로 LTE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리브 M에서 제공하는 LTE 무제한 요금제가 월 기본료 4만4000원인 것과 비교하면 교보 러버스가 9020원 저렴하다.
다만 KB국민은행은 내년 2월 29일까지 'LTE 11G+ 요금제' 가입 고객에게 금융실적이 없어도 최대 금융할인 2만2000원을 12개월간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어서 한시적으로 교보 러버스보다 저렴하게 무제한 LTE 요금제를 이용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5GB와 1GB 요금제의 경우에도 교보 러버스가 각각 월 1만2980원, 월 5500원인데 비해 리브 M은 월 3만4100원, 28600원으로 차이가 있다.
리브 M의 경우 KB금융과 거래한다면 얘기는 조금 달라진다. 리브 M은 KB국민은행 입출금통장에 급여 또는 4대 연금을 이체하거나, KB국민카드 결제 실적이 있는 경우 KB스타클럽 등급에 따라 최대 2만2000원을 할인해준다.
KB금융 할인 최대 금액을 적용하면 LTE 무제한과 5GB 요금제는 리브 M이 더 싸고, 1GB 요금제는 교보 러버스가 더 저렴하다.
그러나 KB금융 할인 조건을 모두 만족하기 어렵다면 교보 러버스를 선택하는 것이 낫다.
금융·통신 융합 서비스 면에서는 리브 M이 교보 러버스보다 조금 더 다양하다. 교보 러버스의 서비스는 가입 고객에게 교보생명의 인문학 콘텐츠인 '광화문 읽거느(읽다 거닐다 느끼다)'를 데이터 통화료 부담 없이 제공하는 것뿐이다.
리브 M은 유심(USIM)에 개인정보를 저장했다가 국민은행 앱에서 본인인증을 할 때 필요한 정보를 자동입력해 주는 '유심 보관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오는 27일부터는 고객 통화 중에는 자동입출금기(ATM) 출금이 제한되는 '보이스피싱 예방서비스'도 시행한다.
금융사 한 관계자는 "금융사들이 알뜰폰을 통해 고객들의 통신비 부담은 줄이면서 자사의 고객 기반을 넓히고 있다"며 "앞으로 저렴한 요금을 제공하는 것 뿐만 아니라 금융사가 제공하는 서비스도 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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