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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다 금지법' 국제 이슈화…OECD 이어 美서도 "무역장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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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타다 금지법’(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이 국제적 이슈로 떠올랐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제출된 미 인터넷협회(IA) 의견은 한국 정부의 모빌리티(이동수단) 정책이 미 업체를 포함한 신규 사업자에게 진입장벽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이를 해소하도록 압박하라는 목소리다. 앱(응용프로그램) 기반의 우버가 2013년 승차공유 서비스를 한국에 내놨다가 불법판결을 받아 중단한 사례도 있어 USTR의 대응에 비상한 관심이 쏠린다.

“신규 참여자 비용 상승시키는 조치”

최근 미 인터넷협회가 USTR에 제출한 의견은 짧지만 메시지는 분명하다. 이 협회는 “한국에서 앱 기반 교통서비스를 제공하려면 모든 운전자는 택시운전자 면허를 발급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신규 참여자의 참여 비용을 상승시키는 조치로 공익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한국 정부의 정책이 무역장벽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적시한 것이다.

국내 업계에선 협회 의견이 우버의 한국 시장 진입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정지작업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우버는 자가용을 활용한 승차공유 서비스 ‘우버X’를 2013년 한국에 내놨으나 택시업계 반발로 서비스를 중단했다. 최근엔 방향을 틀어 택시호출 서비스 ‘우버택시’를 출시하고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등 기존 택시업계와의 협력을 강화하며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한국 내 모빌리티 시장의 신규 사업자에 대한 규제 문제를 지적한 것은 미 인터넷협회가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7월 공정거래위원회에서 흘러나온 ‘해외경쟁정책동향’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택시면허 총량규제와 신규 사업자에 대한 역차별을 지적했다.

OECD는 “택시 분야에 대한 공급 제한 규제는 분배의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오히려 택시 서비스의 경쟁력을 저하시키는 등 규제의 정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또 “기존 택시 사업자는 택시에 대한 기존 규제를 신규 사업자에게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나, 기존 규제를 합리적으로 완화해 신규 사업자의 진입 및 경쟁을 촉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국가가 왜 권리금을 보장하나”

타다와 같은 플랫폼 운송사업(혁신형)은 기존 택시를 활용하지 않는다. 택시를 기반으로 하지 않기에 택시산업 보호를 위해 규제 문턱이 높은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비판의 핵심은 정부가 유도하는 기여금 납부와 택시면허 총량 정책이다. 타다 금지법에는 플랫폼 운송사업자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기여금을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납부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국토부 장관은 여객 수요, 택시 감차의 실적 추이, 국민편익 등을 고려해 플랫폼 운송사업의 총 허가 대수를 관리한다. 기존 택시를 활용하는 플랫폼 가맹사업(가맹형)이나 단순히 차량 호출과 중개를 하는 플랫폼 중개사업(중개형)보다 훨씬 엄격한 규제다.

지난 7월 국토부의 정책안 발표 전부터 기여금 기준이 택시면허 가격인 7000만~8000만원으로 알려지면서 중소 모빌리티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에는 과도한 진입장벽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1400여 대의 타다 차량을 운행하는 VCNC는 부담해야 할 기여금이 수백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규 참여자에 대한 참여 비용 상승’이라는 미 인터넷협회의 지적과 맥을 같이한다. 국토부는 혁신형 기업이 내는 기여금을 대폭 낮추겠다고 달래기도 했지만 업계 불만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기여금의 성격 자체도 비판 대상이다. 택시면허 가격은 ‘권리금’과 비슷하다. 총량제로 관리되는 터라 신규 발급이 거의 없다. 또 혁신형 신규 사업자가 받는 택시면허 수는 택시가 줄어드는 숫자와 연동돼 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여금으로 택시 감차 비용을 충당하게 되는 셈이다.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는 “권리금을 국가가 보장한 적은 없다”며 “신규 사업자가 부담하는 기여금이 권리금과 같은 택시면허 보전이나 택시 감차 비용을 충당하기 위한 목적이면 안 된다”고 말했다. 국토부 고위관계자는 “면허가 거래되는 현실을 무시할 수 없다”고 했다. 다만 “신규 사업자가 기존 택시시장에 진입하는 것과 다름없기에 면허 비용을 부담하는 게 맞다”며 “기여금은 시장 진입 기회를 열어주는 일종의 입장료”라고 설명했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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