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을 넘는 녀석들’ 김구 선생의 후손과 함께해 더욱 특별했던 역사 여행이었다.
지난 15일 방송된 MBC 역사 탐사 예능 ‘선을 넘는 녀석들(이하 ‘선녀들’)-리턴즈’ 18회에서는 대한민국의 임시정부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임정로드’ 탐사 두 번째 편이 그려졌다. 설민석, 전현무, 유병재, 특급게스트 한고은은 일제의 감시를 피해 중국 상해에서 자싱으로 이동한 김구의 피난로드를 탐사했다.
특히 이날 방송에는 백범 김구 선생의 증손자 김용만이 깜짝 등장해 관심을 모았다. 김구와 놀라운 싱크로율을 자랑하는 그의 모습은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다. 체격부터 얼굴, 언변까지 김구의 DNA를 그대로 물려받은 김용만은 가족만이 할 수 있는 김구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줬다. 역사 선생님 설민석도 “백범일지 번외편”이라고 언급하며 눈을 반짝였을 정도.
‘선녀들’은 김구 가족이 모여 살았던 ‘영경방 10호’를 찾았다. 김용만은 이곳을 김구 선생의 일생에 가장 행복한 시절을 보낸 곳이자, 가장 슬픈 일들을 겪은 장소라고 소개했다. 이곳에서 김구는 사랑하는 아내인 최준례 여사를 가슴에 묻었다고.
김용만은 젖먹이 자식을 고아원으로 보내라고 말할 수밖에 없던 최준례 여사의 유언도 전했다. 열악한 임시정부의 상황에서 자식을 키우는 것이 사치라고 생각한 것. 평범한 행복을 버려야 했던 김구와 가족들의 이야기에 ‘선녀들’은 울컥했다. 한고은은 “나라면 그럴 수 있었을까? 그분들이 남겨 주신 나라가 있어서 그런 선택을 하지 않아도 되는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라고 말했다.
이어 ‘선녀들’은 상해를 탈출해 자싱으로 향한 김구의 피난로드를 따라갔다. 윤봉길의 훙커우 의거 후 일제는 임시정부 요인들을 체포하기 시작했고, 이에 김구는 자신이 윤봉길 의거의 배후임을 밝혔다. 김구의 현상금은 355억까지 상승했고, 김구는 임시정부의 미래를 위해 상해를 떠나기로 결심했다.
설민석은 이러한 김구의 상해 탈출을 도운 외국인 조력자들을 소개했다. 미국인 피치 목사 부부는 김구를 외국인으로 위장시켜 그의 도피를 도왔다. 중국 민주주의 혁명의 대표 인물 주푸청은 자싱에 있는 양아들의 집에 김구의 은신처를 마련, 그가 거처를 옮길 때마다 도움을 줬다. 김용만은 주푸청을 소개해준 남파 박찬익 선생도 중국과 가교 역할로 큰 도움을 줬다고 덧붙였다.
설민석은 “이완용이 단돈 30억에 나라를 팔아먹었는데, 그 10배에 달하는 현상금 앞에서도 그들은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며, 위험을 무릅쓰고 김구를 도운 용감한 이들에게 감탄을 표현했다.
김구와 함께한 여성 독립운동가들도 재조명됐다. 김구의 최측근 임시정부의 파수꾼 엄항섭과 그의 아내 연미당은 독립운동가 부부로 활약했다. 연미당은 임시정부의 안주인 역할, 한인 교육, 임시정부의 대변인 역할까지 했다고. 한국의 잔다르크라 불린 정정화 역시 연미당과 함께 임시정부의 살림을 도맡고, 여성의 몸으로 6차례나 압록강을 건너 군자금 확보를 했다고 한다.
김구의 긴박했던 피난로드를 따라가는 역사 탐사는 시청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했다. 평범한 이들에게 주어지는 행복을 포기한 채 민족 지도자로서의 길을 택한 김구의 희생은 오늘날 우리로 하여금 다시 한번 고마움을 느끼게 했다. 또 김구를 도왔던 용감했던 사람들과 그를 묵묵히 지킨 숨은 독립운동가들의 희생을 잊지 말아야 함을 다시 한번 다짐하게 만들었다. 역사 지식뿐만 아니라 감동과 깨달음, 그 이상의 가치를 선사하는 ‘선녀들’의 진가가 또 한번 빛난 방송이었다.
한편 ‘선을 넘는 녀석들-리턴즈’는 매주 일요일 오후 9시 5분 방송된다.
김나경 한경닷컴 연예·이슈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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