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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빔]포터 일렉트릭, 1회 충전 211㎞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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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형 1t 화물트럭, 200㎞ 넘으면 충분?

 국내에서 전기화물차가 보조금을 받으려면 몇 가지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환경부 전기자동차 보급대상 평가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먼저 영상 25도에서 1회 충전 후 차가 멈출 때까지 최장 60㎞ 이상은 주행해야 한다. 또한 영하 7도 조건에선 상온 시험 거리의 60%가 나와야 한다. 최근 현대차가 내놓은 포터 일렉트릭의 1회 충전 후 주행거리(상온 기준)가 211㎞이니 영하 7도에선 최소 126㎞ 가량을 움직인다는 의미다. 이외 완속으로 충전할 때 30암페어(A) 이상으로 1시간에 최소 7㎾h를 충전해야 하고 100암페어(A) 급속충전을 활용하면 30분당 20㎾h를 충전해야 한다. 포터 일렉트릭의 배터리 용량이 58.8㎾h인 만큼 완속은 최소 8시간, 100㎾ 급속으로 충전하면 1시간 정도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이렇게 개발된 포터 일렉트릭에 현대차는 최저 4,060만원의 가격표를 붙였다. 일단 여기서 1,800만원의 중앙정부 보조금이 지원되니 구매 가격은 2,260만원으로 떨어진다. 그리고 자치단체별로 금액은 다르지만 서울의 경우 900만원을 추가로 보조해준다. 이 경우 구매 가격은 1,360만원으로 다시 내려간다. 이와 함께 등록할 때 내야는 취득세와 공채구입 의무도 없다. 연료비도 디젤 대비 절반 수준에 불과해 경제적 장점은 충분히 확보했다는 게 현대차의 설명이다. 

 화물차라는 점도 고려해 적재 중량에 따라 주행 가능거리를 계산, 안내하는 기능도 넣었다. 소형 택배용 화물차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통계보다 주행거리가 길고 효율이 낮기 때문이다. 실제 국토교통부 산하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이 2017년 5월에 내놓은 ‘택배 운송에 최적화된 친환경 하이브리드 디젤-전기 소형트럭 개발 기획 최종 보고서’는 택배 현장의 데이터를 정확하게 보여주고 있다. 연구 주관기관인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1.5t 이하 화물차를 운행하는 택배기사 63명을 직접 만나 조사한 결과 택배의 하루 평균 주행거리는 60.3㎞, 평균효율은 ℓ당 8.6㎞로 조사됐다. 이 결과는 교통안전공단이 2015년 발표한 소형 화물차 1대당 1일 평균주행거리 51.5㎞보다 길고, 효율은 국산 화물차의 복합기준 12.9㎞/ℓ의 70%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따라서 운전자가 충전 정보를 사전에 알아야 배달 중 낭패를 겪지 않는다. 

 그런데 포터 EV 출시 소식이 전해지자 소비자들의 여론은 싸늘했다. 1회 주행 거리 211㎞는 턱없이 짧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게다가 물건을 많이 싣고 가파른 경사를 오른다면 디젤의 대안으로 삼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물론 이 점을 누구보다 현대차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주행거리로 211㎞를 삼은 것은 타깃을 동네 택배로 한정했기 때문이다. 택배의 하루 평균 주행거리 60㎞를 감안할 때 영하의 날씨가 이어지는 겨울에도 최소 120㎞ 가량이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그나마 211㎞도 원래 계획보다 늘려 놓은 거리다. 현대차는 당초 포터 EV의 주행거리를 최장 160㎞ 정도로 생각했다. 이 경우 배터리용량을 줄일 수 있고 이는 곧 전체적인 무게 감량으로 연결돼 ㎾h당 주행거리, 즉 전력효율(㎾h/㎞)을 높일 수 있어서다. 포터 디젤이 ℓ당 9.0㎞인 반면 일렉트릭이 ㎾h당 3.1㎞에 머문 배경이다. 그럼에도 현대차는 3년 동안 4만5,000㎞를 운행하면 디젤 연료비가 533만원인데 반해 일렉트릭은 322만원이면 충분하다고 말한다. 게다가 택배용 화물차는 매일 운행하는 경로가 평균적으로 고정된 점도 반영됐다. 그러나 최종적으로 211㎞를 결정하게 된 배경은 택배가 아닌 화물로 사용됐을 때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과적을 간과할 수 없었던 탓이다. 1t 소형 화물차에 때로는 2t 넘게 적재하는 과적 상황이 의외로 많다는 점을 무시할 수 없었다는 뜻이다. 

 이런 이유로 포터 EV에 관심을 보이는 곳은 택배 업계다. 물건을 차에 실을 때 급속 충전을 하고 정해진 경로로 이동하면 물류 비용, 그 중에서도 에너지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어서다. 이 과정에서 개선점을 찾아 향후 중형트럭에도 전력 구동 시스템을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중형으로 가면 이동 패턴이 달라져 결코 쉽지 않다. 택배가 정해진 루트에 따라 짧은 거리를 이동한다면 중형트럭은 장거리를 오가는 탓이다. 그래서 문제의 사전 해결에 800V 충전 시스템이 동원될 예정이다. 승용 전기 뿐 아니라 충전 시스템으로 시간을 줄이는 것은 상용에서 오히려 절실하기 때문이다. 고전압 충전기를 적절하게 배치하면 굳이 대용량의 무거운 배터리를 싣지 않아도 되니 효율도 올라 일석이조다. 현대차의 국내 화물 EV를 보면서 800V 고용량 급속 충전 시스템이 머리를 맴돈 배경이다.   

권용주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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