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회사 리서치센터에 세대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그간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를 이끌어온 ‘586’(50대·80년대 학번·60년대 출생) 센터장들이 속속 퇴장하고, 1970년대생 ‘젊은 피’들이 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종목 및 시장 분석에 머물러 있던 리서치센터의 업무영역이 자산관리(WM), 거시경제 분석 등으로 급속하게 확대되면서 변화를 주도적으로 이끌 세대가 전면에 등장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류로 떠오르는 40대 센터장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등 16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중 10명이 1970년대생이다. 1~2년 새 교체 속도가 가팔라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임명된 9명의 센터장 중 8명이 1970년대생이다.
키움증권은 지난 5일 1975년생인 김지산 연구원을 센터장으로 선임했다. 미래에셋대우도 지난달 1972년생인 서철수 연구원을 센터장으로 임명했다. 다음주 신한금융투자 인사에서 양기인 센터장(1963년생)이 물러나는 것이 예상되는 것을 비롯해 다른 몇몇 증권사에서도 최근 5~6년간 자리를 지킨 586 센터장들의 교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1970년대생 비중은 점점 높아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 리서치센터장은 “1960년대 초반생 리서치센터장들이 오랜 기간 자리를 차지하며 1960년대 후반에 태어난 애널리스트들이 승진에서 밀려 리서치센터에 남아 있는 경우가 별로 없다”며 “1970년대생 젊은 센터장이 급격히 늘어난 이유”라고 분석했다.
채권·투자전략 등 전문 분야도 다양화
리서치센터의 역할이 종목 추천에서 자산관리, 자기자본 투자 등에 대한 리서치 지원으로 확대되면서 센터장들의 배경도 다양해지고 있다. 기존에는 철강 자동차 등 제조업 경력을 갖춘 센터장이 많았다면 최근에는 투자전략 및 거시경제 전문가가 승진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지난달 임명된 서철수 센터장은 채권 담당 애널리스트 출신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자산배분 등 투자전략을 담당했다.
리서치센터장의 경력을 보면 한국 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산업의 변화를 알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른 리서치센터장은 “‘차·화·정’ 시기를 겪으며 자동차, 석유화학, 정유업종 애널리스트가 센터장으로 승진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후 글로벌 경기, 금리, 환율 등 대외 변수가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지면서 관련 분야 전문가가 자연스럽게 센터장으로 등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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