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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 걸고 막겠다" 했지만 '저지'도 '협상'도 못한 한국당…향후 전략도 '깜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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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지도부가 선거법 개정안 등 패스트트랙(신속 처리 안건) 법안 처리를 막을 뾰족한 수를 찾지 못해 고심하고 있다. 한국당 지도부는 지난 10일 여권의 내년도 정부 예산안 처리 강행 과정에서도 별다른 대응책을 내놓지 못해 “원내 전략이 있기는 한 것이냐”는 지적을 받았다.

심재철 한국당 원내대표는 11일 당 의원총회에서 전날 예산안 처리에 대해 “(민주당의) 무도한 폭거를 막아내지 못해 죄송하다”며 “최선을 다해 끝까지 저항하겠다”고 밝혔다. 심 원내대표는 이달 초 열린 원내대표 경선 과정에서 “다른 후보들은 모든 것을 내던지면서까지 정부·여당과 싸울 분들이 아니다”라며 스스로를 ‘싸울 줄 아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심 원내대표는 이날도 패스트트랙 법안 통과 저지를 위한 구체적 방안을 제시하지 않았다. 한국당 한 초선 의원은 “(심 원내대표는) 국회 부의장까지 지내시긴 했지만, 대여 협상 같은 정치를 해본 분은 아니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한국당이 본회의에 상정된 안건에 대한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와 무더기 수정안을 제출하는 것 외에는 민주당의 패스트트랙 법안 강행 처리를 막을 전략이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필리버스터도 사나흘 기간의 ‘쪼개기 임시국회’가 잇달아 열리면 사실상 무용지물이라는 게 정치권 중론이다. 한국당 한 재선 의원은 “민주당이 예산안 때처럼 법안 처리를 숫자로 밀어붙일 경우 사실상 방법이 없다”며 “필리버스터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국당은 10일 예산안 처리 직후 국회 본회의장 점거 농성을 벌인 것처럼 향후 물리력 동원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몸싸움 방지법’으로 불리는 국회선진화법으로 인해 물리적으로 본회의 개최와 의사진행을 막기는 어렵다. 더구나 60명의 당내 의원이 지난 4월 패스트트랙 충돌 사태로 고소·고발당한 상태여서 실제 몸싸움에 나서긴 힘들 것이란 관측이 많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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