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서울 새 아파트 공급이 감소세로 돌아선다. 서울 입주 물량이 줄어드는 것은 2015년 이후 5년 만이다. 전국에서는 새 아파트 34만여 가구(아파트 총가구 수 기준)가 집들이를 해 올해(39만8154가구)보다 14.2% 줄어든다. 경기도에선 용인 남양주 수원 고양시가, 지방에선 울산 세종시 등이 3년 넘게 이어졌던 물량 폭탄에서 벗어난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전국 주요 도시가 과공급에서 탈피한다”며 “저금리에 시중 유동성도 풍부해 경제위기 등 대형 악재가 없는 한 집값 상승세가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신길뉴타운 물량 폭탄
8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올해(4만3006가구)보다 2.3% 감소한 4만2012가구로 집계됐다. 서울 공급은 2015년 2만2131가구를 시작으로 이듬해엔 2만5039가구, 지난해 3만7392가구로 매년 증가해왔다. 내년 하락 전환을 시작으로 후년(2만1739가구)엔 반 토막 날 것으로 예측됐다.
입주 물량이 가장 많이 줄어드는 지역은 동남권이다. 고덕그라시움(4932가구) 등 올해 1만1175가구에 달했던 강동구의 기저효과가 크다. 내년 강동구 입주는 5938가구로 46.8% 줄어든다. 올해 3331가구가 입주한 강남구의 내년 입주 물량도 28.1% 줄어든 2395가구에 그친다. 강동구에선 고덕아르테온(4066가구) 등 6개 단지가, 강남에선 래미안강남포레스트(2296가구) 등 단 두 단지가 입주를 앞두고 있다.
서울 전 자치구 중 입주 물량이 가장 많은 곳은 영등포구(7279가구)다. 올해(633가구)보다 열 배 이상 많다. 보라매SK뷰(1547가구) 신길센트럴자이(1008가구) 힐스테이트클래시안(1476가구) 등 신길뉴타운 물량이 대거 입주한다.
주요 입주 단지는 마포 신촌그랑자이(1248가구), 서대문 힐스테이트신촌(1226가구), 서초 래미안리더스원(1317가구)·신반포센트럴자이(757가구), e편한세상송파파크센트럴(1199가구), 용산센트럴파크해링턴스퀘어(1140가구) 등이다.
공급 꺾이는 경기
지난해 17만 가구 가깝게 공급되며 ‘공급 폭탄’에 시달렸던 경기도는 과공급 국면에서 벗어난다. 내년 11만9546가구로 올해(13만9737가구)보다 14.4% 준다. 2021년엔 8만6814가구에 그친다. 반면 인천은 올해(1만7002가구)보다 늘어난 1만8384가구가 공급돼 당분간 물량 부담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감소폭이 큰 곳은 남양주(4497가구) -68.9%, 수원(598가구) -91.4%, 용인(1663가구) -87.5% 등이다. 남양주에서 1월 다산지금지구신안인스빌퍼스트포레(1282가구) 등 5개 단지가 입주한다. 용인에선 동천더샵이스트포레(980가구) 등 두 곳의 입주가 예정돼 있다. 올해 2만2071가구가 입주한 화성에선 내년 1만1373가구가 집들이를 한다. 최근 조정대상지역에서 일부 해제된 고양 입주 물량(5820가구)도 57.2% 줄어든다. 반면 시흥(1만3274가구)과 안산(1만175가구)에선 여전히 공급이 많다.
지방 광역시 중 눈에 띄게 줄어드는 곳은 울산이다. 내년엔 울산테크노호반베르디움(2B-2·561가구) 등 7곳이 주인을 맞는다. 총입주물량은 2941가구로 올해(1만2627가구)보다 76.7% 적다. 후년엔 1512가구로 반 토막 난다.
부산(2만5432가구)과 광주(1만2505가구)에선 올해와 비슷한 물량이 공급돼 공급과잉 우려가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부산에선 해운대구(1824가구) 수영구(2009가구) 동래구(2134가구) 등 인기주거지역 공급이 작년보다 준다.
대구(1만5404가구) 대전(6263가구) 등의 입주 물량은 올해와 비슷하게 유지된다. 이들 지역에선 광주 힐스테이트연제(1196가구), 대구 수성효성해링턴플레이스(745가구), 대전 e편한세상대전에코포레(2267가구), 부산 해운대롯데캐슬스타(828가구) 등이 집들이를 한다. 경남(4만2882→1만7975가구) 경북(1만8476→9191가구) 세종(1만1411→5600가구) 등에선 입주 물량이 50% 이상 줄어 내년 지방 물량 감소를 주도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내년 입주 물량 감소가 집값 불안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전셋값이 상승하면서 집값을 더 밀어 올릴 것이란 예상이다. 이상우 익스포넬셜 대표는 “내년에는 전셋값 상승, 교육제도 개편 등의 호재까지 더해지면서 서울 강남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칼럼니스트 강승우 씨(필명 삼토시)는 “집값은 기본적으로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되는 만큼 상승지역이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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