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새 노조위원장으로 뽑힌 이상수 당선인(사진)이 5일 무분별한 투쟁을 지양하고 합리적으로 회사와 소통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전과는 다른 노조 운영으로 산업계와 국민의 신뢰를 얻겠다는 방침이다.
이 당선인은 이날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시대의 변화에 회사가 발 빠르게 대응해야 하고, 노조도 이를 알아야 한다”며 “(노사가) 시대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현대차는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노조의 5대 정책 방향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 고용불안 해소와 노동 4.0으로 고용희망 시작 △조합원 고용안정 책임 △합리적 노동운동으로 조합원 실리 확보 △장기근속, 특별채용 조합원 평등한 노동조합 △투명경영 견인으로 현대차 안티 척결 등을 제시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조합원 고용 안정과 관련해서는 “4차 산업혁명으로 내연기관 자동차가 많이 줄어들면 부품 수가 줄면서 자동차 조립 공정 자체가 감소한다”며 “현재 인원으로 작업을 유지할 수 없고, 정년이 20~30년 남은 조합원의 고용은 아무도 책임질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인원 감축은 수용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현재 고용이 유지되는 선에서 노사가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립이 주였던 기존의 노사 관계와 다른,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이 당선인은 “내가 지향하는 노선은 합리적인 조합활동”이라며 “과거 지도부는 (강한) 주장에 비해 성과가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기존의 노사 관계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함께 이겨가는 새로운 관점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과거 노조의 투쟁 방식을 반성한다는 뜻도 내비쳤다. 이 당선인은 “울산 관공서 차량이 현대차가 아니라 기아차라고 들었다”며 “기아차는 현대차의 경쟁사인데 왜 이런지 조합원이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은 대기업 노조를 불신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지역주민과 국민이 현대차 안티가 된다면 차를 생산해도 안 팔릴 것”이라고 말했다.
실리 성향을 보인 이 당선자는 지난 3일 조합원 5만여 명을 대표하는 현대차 제8대 노조 지부장에 당선됐다. 임기는 2년이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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