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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시켜줬으니 험지가라?”…불만 쌓이는 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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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05일(12:53) '모바일한경'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모바일한경 기사 더보기 ▶



(김우섭 정치부 기자) “죄다 험지만 주고 희생하라고 하니 참….”

한 경제부처의 고위 관계자는 5일 최근 장·차관의 내년 국회의원 총선거 ‘차출설’에 이같이 푸념했다. 여당의 강력한 권유로 출마설이 흘러나오고 있는데, 정작 지역구는 결코 쉽지 않은 험지만 권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당사자들은 출마에 한사코 손사래를 치고 있는 상황이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중심으로 여권의 총선 출마 압박은 거세다. 대상에 오른 인물은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 정경두 국방부 장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 구윤철 기재부 2차관 등 면면이 화려하다. 실제 여당은 지난달 이들의 출마를 전제로 한 여론조사도 실시했다.

구체적인 지역구도 거론되고 있다. 민주당의 현역 의원 없고, 보수 성향이 강한 이른바 ‘험지’다. 홍 부총리과 최 전 위원장은 각각 강원 춘천과 강릉에, 강 장관은 서울 강남 3구(강남 서초 송파구) 또는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지역구인 동작을이 오르내린다.

구 차관은 고향인 경북 성주 출마 가능성이 나온다. 성 장관은 대전 대덕, 김용진 전 기재부 2차관은 험지인 경기 이천에서 출마를 준비 중이다. 한 고위 관료는 “절반만 살아남아도 대성공”이라며 “직업 정치인도 쉽지 않은 지역이 대부분이라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관가에선 ‘차출’이란 단어 자체에도 불만을 갖고 있다. 한 경제부처 국장급 관료는 “1000명이 넘는 부처의 수장이자 내각의 일원인 장관을 ‘장기판의 졸(卒)’로 보고 ‘차출’ ‘징발’이란 말을 쓰는 것 자체가 불쾌하다”며 “쓰임새도 명확하게 정해놓지 않고 선거 흥행을 위해 뽑아가는 건 정상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논란은 2004년 노무현 정부 첫 총선의 ‘데자뷔’다. 장차관급 ‘늘공’(직업 공무원) 출마자는 모두 아홉 명. 이 중 당선자는 김진표 재정경제부 장관(수원 영통)과 변재일 정보통신부 차관(충북 청원) 둘 뿐이었다. 나머지는 TK(대구·경북)와 PK(부산·경남·울산)에 출마해 모두 낙선했다. 노 대통령 탄핵 역풍에 과반(152석)을 얻었던 선거 치고는 초라한 성적이다. 관가에선 이번에도 ‘험지 희생양’으로 나가 줄줄이 낙방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보고 있다.

일각에선 “험지 출마 후 보은 인사를 통해 배려해줄 것”이라며 “밑질 게 없다”는 시각도 있다. 총선에서 낙선을 하더라도 당과 정부를 위해 희생했으니 자리를 챙겨줄 것이란 기대감이다. 실제 2004년에서 낙방한 ‘늘공’들은 결국 한자리씩 맡았다. 대구 수성을에서 낙선한 윤덕홍 전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은 한국학중앙연구원 원장을 지냈다. 경북 경산청도에 나갔던 권기홍 노동부 장관은 단국대 총장으로, 추병직 건설교통부 차관은 같은부의 장관으로 영전했다.이영탁 국무조정실장은 증권선물거래소 이사장으로 내려갔다. (끝) /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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