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은행, 증권 등 금융주가 반등하면서 펀드투자자들의 관심이 금융주펀드로 쏠리고 있다. 장기간 조정으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이 커진 가운데 배당시즌을 앞두고 금융주에 매수세가 몰리면서 금융주펀드 수익률도 개선됐다.
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조사 대상 6개 금융주펀드의 최근 1개월간 평균 수익률은 3.62%다. 에프앤가이드가 분류하는 20개 테마별 펀드 가운데 가장 높다. ‘미래에셋TIGER200금융증권’ 상장지수펀드(ETF)가 4.63%로 가장 높은 수익을 냈다. ‘삼성KODEX은행증권’(3.51%), ‘미래에셋TIGER은행증권’(3.51%) 등도 좋은 성과를 올렸다.
기준금리 인하, 정부 규제, 금리연계형 파생결합증권(DLS) 사태 등으로 눌려있던 금융주가 최근 반등한 데 따른 결과다. 지난 8월 유가증권시장에서 장중 3만7750원까지 떨어졌던 KB금융은 4만5000원대를 회복했다. 신한지주(9월 이후 상승률 6.63%), 하나금융지주(9.85%) 등도 3분기 이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5.91% 올랐다.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은 것이 주가 상승의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은행주 가운데 가장 고평가된 신한지주의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주당순이익)은 6.2배에 불과하다. KB금융(5.8배), 하나금융지주(4.7배), 우리금융지주(4.4배) 등은 더 낮은 수준이다.
연말로 갈수록 배당매력은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와 같은 수준으로 배당을 한다고 가정할 때 현재 주가 기준 하나금융지주의 배당수익률(주당 배당금/주가)은 5.2%에 달한다. KB금융(4.1%), 신한지주(3.6%) 등도 은행 정기예금 금리를 웃도는 배당을 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에 따라 배당수익을 노리는 외국인투자자의 매수세도 이어지고 있다. 11월 이후 외국인은 하나금융지주, KB금융지주를 각각 442억원, 18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민수아 삼성자산운용 밸류주식운용본부장은 “은행업종은 저평가 상태는 맞지만 내년에 이익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정부 정책에 따라 주가 변동성이 커지는 것은 약점”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주의 반등은 아직 미약하다. 미·중 무역합의 불확실성 등으로 주식시장 조정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배당매력이 높고 실적 개선세가 뚜렷한 것은 강점으로 꼽힌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5개 증권사의 올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 총합은 67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5.8%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 증권사들의 4분기 실적은 직전 분기보다 악화되겠지만, 그 폭은 당초 예상보다는 축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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