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3선인 강석호 의원(사진)이 차기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하겠다고 3일 선언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경선 여부 결정에 앞서 자신의 재신임을 묻는 절차부터 밟겠다고 맞받았다. 한국당 차기 원내사령탑 자리를 둘러싼 당내 ‘기싸움’이 표면화하는 모양새다.
강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당이) 협상의 주도권을 갖는 것은 고사하고 아무것도 손에 얻지 못하는 결과를 만들어내서는 안 될 것”이라며 “무너진 원내 협상력을 복원하겠다”며 원내대표 경선에 도전장을 냈다. 그는 “야당의 진정한 무기는 기술적이고 전략적인 협상이어야 한다”며 “저는 원내 협상력 복원의 적임자”라고 덧붙였다. 나 원내대표의 임기는 오는 10일까지다.
강 의원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올라 있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에 대해서도 여당과 협상의 문을 열어두겠다고 했다. 강 의원은 “공수처든 연동형 비례대표제든 (여당에) 양보할 건 양보하면서 얻어내야 한다”며 “당내에 이런(협상론) 기류가 많다”고 주장했다. 나 원내대표는 그동안 “여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주장한다면 협상도 없다”고 ‘강경론’을 유지해왔다.
강 의원이 출마를 선언한 직후 나 원내대표는 자신에 대한 재신임을 묻겠다며 4일 의원총회를 예고했다. 한국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국회의원의 잔여 임기가 6개월 이내일 경우 의총 결정에 따라 국회의원 임기 만료 때까지 원내대표 임기를 연장할 수 있다. 강 의원 외에도 4선 유기준 의원, 5선 심재철 의원 등이 경선 출마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나 원내대표 교체 여부를 두고 당내에선 의견이 갈려 있다. 임기 연장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쪽은 패스트트랙 정국에서 원내 전략을 진두지휘하던 나 원내대표를 도중에 바꾸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본다. 내년 선거운동 때 인지도가 높은 나 원내대표가 당의 간판을 맡는 게 도움이 될 것이란 견해도 적지 않다. 반면 교체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의원들은 현재 교착 상태에 놓여 있는 여야 협상을 뚫어내기 위해서라도 새 원내지도부가 구성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현 지도부가 원칙론에만 묶여 협상 공간을 좁히고 있다는 불만이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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