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태움'으로 불리는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이 제기된 서울의료원(의료원)이 감정노동보호위원회와 간호사 지원전담팀을 신설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2일 서울의료원은 서울시청에서 기자설명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5대 혁신 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지난 1월 5일 서울의료원에서 근무하던 고(故) 서지윤 간호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이후 나온 첫 대책이다.
진상대책위원회 조사 결과 서 간호사의 사망 배경에 '태움'으로 불리는 의료계 직장 내 괴롭힘이 있던 것으로 나타나자 의료원은 대책을 마련해왔다.
서울의료원은 직장 내 괴롭힘 방지를 위한 표준매뉴얼을 개발하고, 감정노동보호위원회를 신설한다. 감정노동보호위원회는 심리, 정신건강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 인력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또한 직장 내 괴롭힘 문제 접수부터 처리와 구제까지 전 과정을 지원하고, 처리 결과를 공개한다.
이와 함께 의료원은 간호 인력의 업무 부담을 덜기 위해 경력간호사 30명 이내로 '간호사 지원전담팀(전담팀)'을 꾸린다. 전담팀은 △신규 간호사 업무 지원 △선임 간호사 업무 부담 완화와 병가·휴가 등에 따른 인력 공백을 완화 등의 업무를 담당한다.
또한 서울의료원은 간호사 근무표 개선위원회(개선위원회)도 새롭게 꾸린다. 평간호사 위주로 구성될 개선위원회는 병동·근무조·직종에 맞게 근무표 개선을 추진한다. 또 업무별 특성을 고려한 자리 재배치 및 업무공간 조성 업무와 행정업무 간호사 업무 지침을 마련한다.
뿐만 아니라 인사팀과 노사협력팀을 신설하는 등 조직개편에도 나선다. 39개 직종별 업무 특성을 고려해 인력을 배치하고, 전담노무사도 채용한다는 계획이다. 회계·감사 등 전문 분야에는 외부 인력을 채용할 방침이다.
노동시간 단축과 임금체계 개편도 추진한다. 노동시간 단축을 위해 노사 협의를 거쳐 출퇴근 시간 확인 시스템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또 직무 분석을 통한 실근로시간 산출과 직종 및 직무 등을 고려하는 임금체계를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장기과제로는 급변하는 의료 환경에 직원들이 대응할 수 있도록 경력개발 교육시스템을 새롭게 구축하고, 서울시 공공보건의료재단과 협력해 전체 시립병원 의료인력을 위한 공통직무교육을 개발, 시행한다. 임원, 노조, 전문가가 참여하는 '비전 협의체'도 구성된다.
한편 이번 대책은 지난 9월 노조, 외부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진상대책위원회가 개선안 마련을 요구한 지 3개월 만에 나왔다.
당시 진상대책위원회는 △경영진 징계 및 교체 △간호 관리자 징계 △간호부원장제 및 상임 감사제 도입 △간호사 야간 전담제 전면 재검토 등을 의료원에 권고했다.
또한 의료원은 고 서 간호사에 대해 순직에 준하는 예우를 하기로 결정했다. 추모비 설치를 추진하고, 유족이 산업재해 신청을 원할 경우 필요한 행정 절차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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