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들과 시중은행들의 경쟁이 내년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 대주주 출자제한 족쇄를 푼 인터넷은행들은 자본금을 확충해 시중은행과의 전면전을 벌일 기반을 마련한 상태다. ICT(정보통신기술) 기업들이 주요 주주인 만큼 차별화된 서비스를 무기로 사용한다는 전략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 개정안 통과로 KT가 대주주가 된 케이뱅크는 이달 증자(增資)를 마무리하고 내년 초부터 대출 영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증자 규모는 5000억원 수준으로 기존 5000억원을 더해 전체 자본금은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 22일 대주주가 한국투자금융지주에서 카카오로 전환된 카카오뱅크는 내년 상반기 기업공개(IPO)를 통해 자본을 추가로 확충한다는 방침이다.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21일 5000억원 유상증자를 통해 총 자본금을 1조8000억원으로 불린 상태다.
제3 인터넷은행에 도전하는 토스는 이달 발표되는 예비인가 결과가 나오는대로 사업 전략을 공개하고 자본금 확충에 나선다. 토스는 이미 부채 성격인 2700억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순수 자본인 전환우선주(CPS)로 바꿔 자본 안정성을 높였다. 또 주주 구성에 SC제일은행 KEB하나은행 한화투자증권 등을 포함해 자본금 확충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
인터넷은행들의 선발은 역시나 비대면 중금리 대출이다.
카카오뱅크는 당분간 중금리 대출 영업 확대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은행의 설립 취지인 '중금리대출 활성화'에 맞춰 올 초 선보인 연 8~19% 중금리 대출은 지난 10월 말 누적 7895억원을 기록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대출금리 인하 등 공격적인 영업 활동을 통해 중금리 대출 규모를 매년 1조원 이상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자본금 고갈로 지난 4월부터 대출 영업을 중단한 케이뱅크는 내년 2월을 목표로 대출 영업을 재개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케이뱅크는 대출 중단 여파로 올 3분기까지 635억원의 누적 손실을 기록했다. 그러나 5000억원 수준의 증자가 연내 마무리될 경우 2020년 2월부터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등 다양한 대출 상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토스는 당장은 인터넷은행 인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업계에서는 토스의 제3 인터넷은행 예비인가 획득에 무리가 없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다만 각종 절차에 시간이 걸리는 만큼 본격적인 경쟁에 나서는 시점은 2021년 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 토스는 1100만명에 이르는 사용자를 대상으로 중금리 대출, 펀드 판매, 해외주식 투자 등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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