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의 섬나라 몰타 총리가 2년 전 발생한 탐사기자 피살 사건으로 자리에서 물러난다.
AFP통신은 지난달 30일 조지프 무스카트 총리(45)가 내년 1월 18일 사임할 것이라고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다프네 카루아나 갈리치아 기자 피살 사건을 사주한 배후 인물이 재판에 넘겨지면 사임하겠다는 계획이다.
갈리치아 기자(사망 당시 53세)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정치권이 연루된 각종 부정부패 의혹을 폭로해오다 2017년 10월 집 근처에서 차량 폭발로 사망했다. 지지부진하던 경찰 수사는 지난달 20일 몰타 최고 부호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히는 요르겐 페네치(37)가 살해 용의자로 체포되면서 급물살을 탔다.
갈리치아는 2017년 초 페네치가 정계 고위 인사들에게 뒷돈을 건넸고, 이를 통해 에너지·관광사업 이권을 따냈다는 의혹을 폭로했다. 페네치는 체포 직후 무스카트 총리의 최측근인 케이스 스켐브리 총리 비서실장이 갈리치아 살해를 지휘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내각 핵심 인물들이 줄줄이 수사 선상에 오르며 사건은 정권 차원의 부정부패 의혹으로 확대됐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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