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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주택 전세로 살아보기…'귀촌 재미' 온전히 누리기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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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축산식품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농촌 유휴시설을 활용해 귀농인의 창업을 돕고 있다. 외부인을 농촌으로 끌어들이고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서다. 제대로 활용되지 않는 빈집, 폐교, 폐창고, 공공건물 등을 빌려 카페, 작업실, 갤러리, 체험장 등으로 창업할 수 있다. 리모델링 비용도 일부 지원한다. 아직 활성화되진 않았지만 앞으로 지원이 확대되면 귀촌이 좀 더 쉬워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유휴시설이나 전원주택을 임차할 때는 여러 가지를 고민해야 한다. 먼저 사용하기 좋게 고치려면 비용이 만만치 않다. 또 임대인의 요구가 있을 경우엔 자신이 원하는 대로 고치기 힘들다. 나도 처음 귀촌할 때 정부 지원을 받아 건물을 임차해 교육장으로 쓴 적이 있다. 이때 비용 문제와 마을 사람들의 텃세 탓에 계획을 바꿨다.

전원주택도 전세로 먼저 살아보고 귀촌하겠다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예행연습일 뿐 정답은 아니다. 시골에서 살 때는 무언가를 심고 가꾸는 재미가 제일이다. 집과 정원을 가꾸는 행위 자체가 집의 가치를 높이는 결과로 이어지기도 한다. 그런데 전세로 살면 이를 놓치게 된다.

텃밭을 가꿀 때는 1년을 투자해야 한다. 나무를 심을 때는 10년의 세월이 필요하다. 그래야 온전히 자리를 잡는다. 시골집의 가치는 집 자체보다 마당이나 정원 등 주변 환경이 얼마나 잘 갖춰져 있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전원주택을 전세로 살면 이런 기회가 아예 없다. 세 들어 사는 집에 돈과 정성을 들여 가꿀 생각이 나지 않는다. 내 땅도 아닌 전셋집 마당에 나무 하나, 꽃 한 포기 심는 것도 아깝다는 생각이 들게 된다. 집만 우두커니 지키며 살다 보면 전원주택이나 아파트나 그게 그거다.

나무와 꽃을 심어보면 1년만 지나도 얼마나 무성해지는지 참으로 놀랍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봄이 되면 아무렇게나 뿌려놓은 꽃씨에서도 싹이 튼다. 겨울 추위에 오그라들었던 나뭇가지에 꽃눈이 맺히는 것도 신기할 따름이다. 나무와 화초들로 정원은 하루가 다르게 풍성해진다.

단순히 집이 필요하거나 돈이 부족해 전세를 얻는 것이라면 모르겠다. 그러나 전원주택을 전세로 살겠다는 것은 자칫 ‘바보짓’이 될 수 있다. 기회비용만 높이는 셈이기 때문이다. 집을 가꾸고 땅에 무언가를 심으면 결국 재테크가 돼서 돌아오기도 한다. 그렇게 심고 가꾸며 사는 것이 전원생활을 통해 삶의 질을 높이는 최고의 방법이다. 시골에서의 임차 생활은 그 시간만 축내는 꼴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고민이 필요하다.

김경래 < 전원생활칼럼니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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