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엔지니어링이 건설주 가운데 홀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다른 경쟁사와 달리 주택 사업에서 자유로운 데다 최근 대규모 화공부문 플랜트 수주가 잇따르면서 외국인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엔지니어링은 4분기 들어 11.90% 올랐다. 이 기간 현대건설(-11.55%) GS건설(-9.09%) 등 대부분 건설주가 하락한 것과 대비된다.
삼성엔지니어링 주가는 이날 0.27% 떨어진 1만8800원으로 마감했지만 상승 추세가 뚜렷하다. 지난해 12월 초 기록했던 장중 1년 신고가(1만9900원)에 근접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연속 매도하고 있는 외국인도 삼성엔지니어링 주식을 담고 있다. 이달 들어 554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대규모 해외 수주가 이어지면서 투자자들의 기대가 커졌다는 평가다. 지난 26일 삼성엔지니어링은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로부터 19억달러 규모의 ‘하위야 우나이자 가스 저장 프로젝트’ 계약의향서(LOI)를 접수했다. 아직 본 계약으로 전환된 것은 아니지만 계약 진행 상황에 따라 연내 수주 가능성도 높다는 게 증권업계 분석이다. 김치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프로젝트를 감안하면 올 들어 화공 부문 수주는 4조4000억원으로 올해 목표치(3조6000억원)를 이미 넘어섰다”고 말했다.
수주가 예상되는 프로젝트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내년 상반기까지 알제리 하시메사우드(HMD) 정유 건설(17억달러), 이집트 프로판탈수소화설비(PDH)·폴리프로필렌(PP) 프로젝트(8억달러), 아제르바이잔 석유화학(10억달러) 등의 수주가 예상되고 있다. 김선미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기본설계(FEED)를 진행해 내년 EPC(설계·조달·시공) 사업으로 전환되는 프로젝트를 다수 보유한 것이 강점”이라며 “안정적 수주에 따른 수익성을 기반으로 신규 프로젝트 입찰에 적극 참여하며 수주 선순환을 이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非) 화공분야에서도 삼성디스플레이 투자 확대로 수주 물량이 예상되고 있다.
해외 수주가 늘며 실적 모멘텀도 커졌다. 올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연결 기준)은 318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1496억원)보다 113.1%나 급증한 수치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4000억원을 웃돌아 2012년 이후 최대 규모를 나타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각종 규제에 따른 국내 주택시장의 불확실성에서 자유롭다는 점도 투자 요인으로 꼽힌다. 김 연구원은 “경쟁업체들과 달리 주택사업부가 없어 내년 국내 환경도 계속 우호적”이라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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