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주도한 의료·생명과학 연구 성과 두 건이 29일 글로벌 학술지 사이언스에 나란히 실렸다.
김성훈 서울대 약학대학 교수와 한정민 연세대 약대 교수 연구팀은 ‘라스1(LARS-1)’ 효소가 인체 내 ‘대사 조절 스위치’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규명해 관련 논문이 사이언스지에 게재됐다고 이날 발표했다. 라스1은 아미노산 중 하나인 류신을 활성화하는 효소다.
연구팀은 라스1이 식사로 섭취한 영양을 에너지원으로 쓸지, 근육 또는 지방으로 저장할지 여부를 결정하는 스위치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는 세포의 에너지원인 ATP(아데노신 3인산)의 수준을 감지해 류신의 대사 방향을 조절하는 기능을 한다.
즉, 라스1 스위치가 정상 작동하면 섭취한 밥 또는 고기가 에너지원으로 활용되거나 신체 필수기관 구성에 쓰인다. 반대로 오작동하면 이유 없이 살이 찌거나 피곤해지고 때론 질병에 걸릴 수 있다.
김 교수는 “에너지 대사는 당뇨, 비만 등 대표적 대사성 질환뿐 아니라 암, 신경계·면역질환과도 연결돼 있다”며 “현재 표적항암제, 근무력증 치료제, 뇌전증 치료제 등을 국내외 연구진과 함께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글로벌프런티어 사업의 지원을 받았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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